에너지 전문가들이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활성화하기 위해 '망 이용요금' 등 이용 방안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난 등 비상상황 발생시 최종전력공급 의무를 명확히 하는 등 안전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한전기협회가 12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개최한 '기업 PPA 활성화를 위한 전력시장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3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일명 'PPA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구체적 내용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 의원이 발의한 PPA법은 재생에너지 공급사업자에 한해 기존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사용자에게 전기를 공급하도록 허용했다. 한국전력이 독점하던 전력 판매시장을 재생에너지 공급사업자에 한해 열어뒀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직접 PPA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망 이용요금 적용 방안을 구체화하고, 재난 상황 등 비상상황 발생시 전력공급 의무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김승완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PPA법에서 사고나 재난 등 비상상황 발생 시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의 최종 전력공급 의무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력은 독점 송·배전사업자로서 안정적인 전력서비스 공급 의무를 갖지만,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는 비상시 최종전력공급의무를 이행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직접 PPA 계약서에 비상상황 시 최종 전력공급의무와 재생에너지가 발전하지 않는 시간에 보완공급 사항을 명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공급사업자의 망 이용요금 적용 방안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공급사업자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망 이용요금을 설계하되, 지역 내 산업단지에게는 계통요금을 깎아주는 등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김 교수는 “(신재생에너지) 균등화발전비용(LCOE) 하락 전망을 고려해 사업자 진입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적정 수준에서 (계통 요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망 이용요금을 고도화하는 등 구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창진 한전 요금기획처장은 “한전은 오는 6월 시행할 예정인 제3자 간 전력거래의 망 이용요금 부과를 위해 5개 유형 요금제를 마련했는데, 기업 PPA 법안이 공포되면서 망 이용요금을 고도화해야 한다”면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부족할 때 한전이 전력시장에서 대신 구매해 전기사용자에게 공급하거나,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가 한전이나 전력시장에서 부족 발전량을 거래해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대진 SK E&S 그룹장은 “제3자 PPA 성공 여부에 따라 직접 PPA 활성화도 좌우될 전망”이라면서 “우선 단기간 내 시행 가능한 제3자 PPA 제도를 활성화해 국내에서 확산 가능 여부를 검증하고, 이를 기반으로 직접 PPA 관련 시행령·시행규칙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