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무역기술장벽(TBT) 대응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에 팔을 걷었다. 환경보호와 개인정보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각국이 요구하는 기술기준이 높아지고, 다양한 분야로 TBT 영역이 확장되면서 이에 대응할 스페셜리스트가 대거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올해 TBT 대응 전문 인력 800명 양성을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미·중 기술경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한층 높아진 글로벌 TBT 수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 1분기 TBT 통보문은 1023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작년 총 3354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TBT 통보건수는 올해 또 한 번 최다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표원 관계자는 “각국 기술수준이 복잡·정교해진 것은 물론 생활용품, 식의약품에 대한 기술요건 뿐 아니라 탄소중립, 디지털통상 등으로 TBT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라면서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수출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 부족을 호소하며 지원을 지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표원은 지난 2017년부터 추진한 'TBT 인력양성 사업'을 대폭 개편할 계획이다. 과정별로 대상·목적에 특화된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비대면 교육을 확대 운영하는 게 핵심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수출기업 TBT 인력양성 수요를 조사·분석한 결과를 기반으로 고위·실무·입문 3개 인력양성 사업 내용을 참여자 수준 및 목적에 맞도록 특화하여 운영한다.
고위급 리더과정은 'TBT 협상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처음 도입, 참여형 교육을 제공하고는 한편 수료생 간 네트워킹을 활성화한다.
실무급 역량과정은 식의약품(40.5%), 화학세라믹(11.6%) 등 작년 기준 TBT 통보 비중이 높은 업종 분야를 대상으로 분야별 동향, 국내외 분쟁사례 및 기업 대응사례 등을 분석·제공할 계획이다. TBT 협상 실무에 차별화된 교육 콘텐츠를 개발·제공하기 위함이다.
입문과정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기존 통상·법제·경영뿐 아니라 공학 등 다양한 전공분야에 과목을 개설하고 맞춤형 강의교안을 활용할 예정이다. TBT 논문공모전 연계도 추진한다.
국표원은 코로나19 사태를 감안, 누구나 안전하게 교육을 수강할 수 있도록 비대면으로 개별 교육과정 개설을 추진한다. 이용자가 손쉽게 접근하여 필요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TBT 러닝 아카이브'도 구축할 방침이다. 유튜브 등을 통한 TBT 강의 콘텐츠도 지속 개발해 보급한다.
이상훈 국표원장은 “글로벌 비관세장벽의 주요 요소인 TBT는 우리기업에 새로운 장애물 발생을 알려주는 신호”라면서 “이번 과정으로 양성한 인력들이 보호무역주의 파고 속에서 수출 현장의 각종 어려움을 해소하는 조타수로 활약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