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감원 심사서 보완 사항 발생
빅테크 첫 보험업 진출 꼼꼼하게 심사"
업계 "연내 출범도 어려울 것" 목소리
카카오페이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절차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앞서 디지털 손보사로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이 예비인가 이후 출범까지 1년여 기간이 걸렸다는 점에서 카카오페이의 연내 디지털 손보사 출범도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시장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디지털 손보사 설립 예비인가가 금융당국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1월 초 금융당국에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일각에선 지난달 말 예정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돼 예비인가가 승인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지만 심사 승인 절차를 밟지 못하면서 4개월째 계류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디지털 손보사 설립 예비인가 심사 절차를 아직 살펴보고 있다”면서 “빅테크 첫 보험업 진출인 만큼 사업계획이나 소비자보호 부분을 꼼꼼하게 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예비인가를 신청한 뒤 2개월 이내에 심사해 허가 여부를 통지해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보완 사항이 발생할 경우 그 기간은 2개월에서 제외된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초기 금융감독원 심사 과정에서 보완 사항이 발생해 일정이 지체됐다.
보험업 허가요건은 자본금, 인력·물적 시설 구비, 사업계획의 타당성 및 건전성, 대주주 등 네 가지다. 예비인가에서는 해당 요건 이행계획과 타당성 등을 심사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 심사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었고, 이 때문에 금융위로 안건이 넘어오는데 지연이 발생했다”면서 “보완 기간은 심사 시간에 포함되지 않아 아직 시간적인 부분에선 문제가 없으며 금융위 차원에서 추가 보완 사항 등이 발생할 경우 법령이 허락하는 내에서 카카오페이와 협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업계에선 카카오페이의 연내 디지털 손보사 출범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디지털 손보사로 출범한 캐롯손보의 경우 예비인가 후 본인가, 공식 출범까지 1년여 기간이 소요됐다.
캐롯손보는 한화손해보험,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이 합작해 설립한 보험회사로 기존 한화손보가 가진 자동차·일반보험 사이버마케팅(CM) 채널을 분리해 출범했다. 이에 보험업 관련 경험과 인프라 등 기반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페이와 차이가 있다. 실제 금융당국도 해당 부분에 대해 깐깐하게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빅테크의 디지털 손보사 설립이라는 점에서 기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나 캐롯손보와 차이가 있다”면서 “이들이 시장에 미칠 파급력 등을 고려해 카카오페이와 협의를 거쳐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