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교통 플랫폼 기업' 비전 재정립
지상·지하·연접의 입체개발 및 고속도로 디지털 전환
스마트 물류 등 신사업도 개척
중대재해 '제로'위해 첨단 기술 적극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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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중장기 비전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민수 기자 mskim@etnews.com>

“코로나19 위기를 스마트 물류 등 신사업 개척의 기회로 삼은 직원들을 보며 자부심을 느낍니다. 창립 52주년을 맞은 한국도로공사는 새로운 100년을 위해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교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지난해 4월 10일 한국도로공사에 취임한 김진숙 사장은 취임식도 없이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코로나19로 위기에 놓인 휴게소를 찾아 고충을 듣고 직원을 격려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수납원 고용 문제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도공이 코로나19로 더 큰 혼란을 겪을 때였다. 정부의 철도 관련 예산이 처음으로 도로 예산을 넘어선 해이기도 했다. 고속도로 건설 물량 감소, 부채 증가, 타 교통수단과 경쟁 등 어려움 속에서 김 사장은 기회를 찾았다. 스마트 물류와 같은 신사업을 개척하고 지능형교통체계(ITS)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길 확대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미래교통 플랫폼 기업으로 비전을 재정립하고 설계부터 건설, 유지관리, 전 과정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다.

전자신문은 취임 1년을 맞은 김진숙 사장을 만났다. 그는 국토교통부의 각종 '첫 여성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여장부답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새로운 길 개척을 강조했다. 고속도로 안전과 미래 비전, 청렴한 조직문화를 언급할 때면 조용하고 차분한 말투에 힘이 실렸다. 인터뷰도 쑥스럽다는 그는 안전 관련 일이라면 거침없이 추진한다. 업무 영역도 개의치 않는다. 경찰청이나 자동차 제조사에도 도움을 구한다. 과속사고 예방에 효과적인 구간단속 카메라가 예다. 구간단속 카메라가 필요했지만 카메라 설치 권한이 있는 경찰청이나 지자체는 예산 부족으로 난색을 표했다. 도공은 카메라를 우선 설치한 후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고 지자체가 경찰청에 무상대부로 이관하는 방식으로 구간 단속 카메라를 도입했다. 관계기관 협의로 문제를 풀어낸 사례로 꼽혀 도공은 정부로부터 '제1회 적극행정 유공' 포장을 받기도 했다.

김진숙 사장은 “취임 후 1년 동안 고속도로의 공공성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며 “새로운 100년을 맞는 출발점에서 교통사고 사망률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톱5 수준 달성, 해외도로 운영관리 1000㎞ 달성 등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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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오른쪽)과 김원석 전자신문 정치정책부장이 고속도로 안전과 미래 비전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대담=김원석 정치정책부장

-취임 2년차인 올해 중점 추진 사업은 무엇인가.

▲올해 공사의 주요 사업 핵심 키워드는 △국민안전 최우선 △경제활성화 동참 △혁신성장 선도 △고객 중심 교통서비스 △상생의 고속도로 실현 등이다.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고속도로 운영을 위해 졸음쉼터, ex-화물차라운지 등 휴식공간을 확충한다. 화물차 휴식마일리지 제공, 적재불량 자동단속 시스템 확대 등 교통사고 감소대책도 추진한다.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구순환고속도로 적기 개통 등 지역 대도시권 교통혼잡 개선과 세종-구리 고속도로 등 국토 균형발전 사업을 추진한다. 정체가 잦은 구간의 교통 혼잡을 개선한다. 2023년까지 정체 구간의 70%, 220㎞ 개선이 목표다.

혁신성장 선도를 위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을 고속도로 건설현장에 접목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모든 신규노선에 전면 건설정보모델링(BIM) 설계를 적용한다. 수소·전기차 충전소를 확충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한국판 뉴딜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한다.

고객 중심의 편리한 고속도로 서비스를 위해 다차로 하이패스 단계별 조기 구축과 하이패스 전용 IC를 지속 확충해 고속도로 접근성을 개선한다.

상생의 고속도로 실현을 위해 '도공 기술마켓' 운영을 확대해 중소기업 성장을 이끌고자 한다. 공사대금 관리시스템 강화 및 체불방지로 건설현장의 공정질서를 확립토록 하겠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도로공사가 제시하는 미래 발전 방향과 비전은.

▲4차 산업혁명 기술확산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올해 도공의 신비전을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교통 플랫폼 기업'으로 재정립했다. 고속도로 건설, 유지관리 등의 전통적 사업영역 만으로는 디지털 시대를 준비할 수 없다. 디지털 기반 고속도로 인프라를 구축해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를 창출해 나가야한다.

먼저 한국판 뉴딜 10대 대표 과제 중 하나인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을 2025년까지 고속도로 전 구간 4075㎞에 구축해 고속도로 인프라를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하겠다. 데이터 경제 시대를 대비한 교통 분야 빅데이터 유통시스템을 구축해 국민 누구나 교통데이터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첨단 도로교통 운영체계를 확립할 것이다. 늘어나는 교통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 대도시권 지하도로망 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타 교통수단 연계 강화를 위한 복합형 환승시설도 구축하겠다. 더불어, 도심항공교통(UAM) 인프라(Vertiport, 수직이착륙장)와 연계된 신규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김천 스마트물류센터와 기흥IC 물류시설 등 고속도로 네트워크를 활용한 신규 사업이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판로개척도 지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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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통 플랫폼 관련 사업 계획을 구체화한다면.

▲시공 자동화, 현장안전 통합관제 등의 첨단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건설과 전자화폐 결제시스템, 무인 과적단속 등의 차세대 영업시스템을 선보이겠다. 돌발상황 자동검지 등 인공지능(AI) 기반의 첨단교통관리는 물론 경험과 인력에 의존한 고속도로 유지관리의 많은 부분을 자동화 단계로 발전시킬 것이다. 공사는 설계, 건설, 유지관리, 전 과정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다.

고속도로 역할도 다양화된다. 고속도로 지하화로 대도시 접근성이 좋아지고, 환승시설은 차량공유 서비스 확산에 기여할 것이다. 고속도로는 기존 이동 중심에서 접근성과 연결성에 초점을 맞춰 변모한다.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물류시설은 간선과 지선배송의 연결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고속도로가 지점과 지점을 이어주는 이동시설이라면 미래 도로는 만남의 장소, 교통수단 간 연계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도로공사 건설현장의 안전관리를 위해 추진 중인 사항은.

▲고속도로 노후화로 유지보수 작업은 증가하는데, 도로의 일부만을 차단한 채 근로자들이 길고 협소한 공간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 작업장 안전에 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취임 직후 안전경영을 첫 번째 경영방침으로 정했다. 안전혁신처를 신설해 안전경영체계를 고도화했다. 올 한해는 작업장 '중대재해 제로(zero)화'를 목표로 안전경영체계 고도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과 매뉴얼을 수립할 계획이다. 작업장 안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점을 찾아 대책을 마련하는 전사적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제도개선, 안전조직 보강 등을 추진하겠다.

건설현장 사망자는 산재승인 기준으로 2019년 6명에서 2020년 5명으로 1명이 감소됐다. 내년까지 2명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건설현장 작업장 내에 첨단기술도 적극 도입 중이다. 그 예로 거푸집 해체 시 떨어짐 사고 예방을 위한 '볼트 체결상태 자동알림 시스템'이나 위험반경에 작업자 접근 시 장비가 자동으로 정지하는 기술 등을 적용했다. 구조물 점검 같은 고소작업에는 드론을 적극 활용해 작업장 낙하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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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의 해외사업 전망과 향후 계획은.

▲해외사업은 공사 신비전 5대 과제 중 하나다. 앞으로 10년 내에 해외투자사업 등을 통한 1000㎞ 이상 해외도로 운영관리와 연매출 1500억원 달성이 목표다. 핵심역량인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통행료 징수 시스템, 교통관리센터 등 첨단 도로교통 기술 수출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

공사는 2005년 캄보디아 도로 시공감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1개국, 180건에 해당하는 사업을 민간기업과 공동 진출했다. 건설비 3조원에 달하는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 건설사업 관리 등 총 14개국에서 19건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관련국으로부터 신뢰와 인정을 받고 있다. 40개국(54개 기관) 정부부처 등과 MOU를 체결해 글로벌 협력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네팔 최대 규모 고속도로의 설계 및 감리사업(약 260억원)을 22개 글로벌 컨소시엄과 경합 끝에 수주했다.

공사는 도로부문 사업 관리 경험과 노하우를 민간업체에 전수함으로써 해외 진출 견인차 역할도 하고 있다. 케냐 나이로비와 대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관리 등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민간과 '팀 코리아'를 결성해 해외 기업들과 수주 경쟁 중이다.

-신규 사업 중 스마트 물류시설 구축과 복합형 환승시설은 어떤 사업인가.

▲스마트 물류시설은 정보통신기술(ICT)과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자재 및 제품의 포장과 하역·보관·배송에 이르는 물류산업 전반을 자동화한 시설이다. 공사는 언택트 시대 생활 물류 증가에 맞춰 고속도로망을 활용한 최첨단 물류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기흥IC 인근에 연면적 2.2만㎡ 규모의 물류시설을 시범사업으로 구축 중이며, 2023년 상반기 운영이 목표다. 기흥IC 시범사업을 제외한 총 33개의 유휴부지의 타당성 조사도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단계별로 본 사업을 추진해 2025년까지 전국 10개소의 물류시설을 운영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선도 혁신도시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경북 김천에 남부권 스마트 물류 거점도시 육성사업도 진행 중이다. 도공-김천시-경상북도 간 협약을 체결해 약 1.1만㎡ 규모의 스마트 물류기술 테스트 베드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복합형 환승시설 사업은 고속도로와 대중교통 간의 환승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하남드림 휴게소, 용인역 등에서 추진 중이다. 그 중 하남드림 휴게소 사업은 고속도로로 단절된 하남 교산 신도시 남북을 휴게소로 연결한다, 휴게소 내 지하철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의 환승 기능을 구축하고 쇼핑·여가·비즈니스 등 복합시설을 추가해 지역 랜드마크로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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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공사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추진한 사항은.

▲고속도로 건설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력의 다양한 사고를 결집시키고 구성원 하나하나의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취임 이후 전국에 산재한 고속도로 건설 및 유지관리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자 노력했다.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을 개설해 직원의 고충사항은 물론 소소한 의견 하나하나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직원 상호간 활발한 의견교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자율성과 익명성이 보장되는 무기명 소통 플랫폼을 개설했다. 조직문화가 좀 더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변모될 수 있도록 직원의 아이디어를 적극 발굴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그 예로 '잠깨우는 왕눈이'와 '노면 색깔유도선'을 들 수 있다. 교통안전을 개선해 고속도로 이용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조직의 발전적인 성과도출을 위해 역량과 업적 중심의 공정한 인사평가가 이뤄지도록 하고, 갑질 등 직장 내 불합리한 요소와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다.

-공기업의 청렴도가 이슈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청렴도 향상을 위한 임원 및 간부급 직원의 솔선수범을 독려하고 있다. 선물을 비롯한 금품수수 등 부패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 대처할 것이다. 직원 간 소통과 융합을 바탕으로 갑질 근절, 신뢰의 조직문화 조성, 상호 의식 개선 등 청렴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

공사 관련 업계에 '제값주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수평적 협력문화 조성을 위해 '건설현장 소통플랫폼'도 개설할 예정이다. 불공정 계약조건 등 불합리한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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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1960년 인천 출생으로 인화여고와 인하대 건축학과를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기술고시 23회에 합격해 1989년 건설부에 입직했다. 당시 건설부 첫 여성 사무관이었다. 이후 첫 여성 과장·국장 등 첫 여성 타이틀은 모두 김 사장 차지였다. 건설부 입직 전 현대건설에서도 근무했던 그는 건설안전과장, 기술안전정책관 등 현장을 꼼꼼히 챙겨야 할 부서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7년 9월 실장급인 행복청 차장으로 승진한 후 1년여 만에 차관급인 행복청장에 임명됐다. 2020년 4월 김진숙 사장이 18대 도공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도공은 설립 51년 만에 첫 여성 사장을 맞았다.

정리=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