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10년 만에 또 기업회생...“공개입찰 매각 추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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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기업 회생절차를 밟는다. 2011년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10년 만이다.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도 12년 전 상하이자동차처럼 '먹튀'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회생절차 개시를 전제로 공개입찰 방식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게획이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15일 쌍용차에 대한 기업회생 절차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제3자 관리인은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 전무, 조사위원은 한영회계법인이다. 조사위원은 쌍용차 재무 상태를 비롯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서 제출 시한은 6월 10일까지다.

앞서 법원이 회생절차를 결정하더라도 조기 졸업을 위해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조사위원이 기업계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한다면 청산 보고가 이뤄진다.일각에선 회생 절차와 관계없이 변제해야 할 공익채권 규모가 3700억원에 달해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보고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대규모 실업 사태를 막기 위해 기업회생절차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쌍용차도 파산을 막기 위해 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공개입찰 방식으로 '회생계획 인가 전 인M&A'를 추진할 방침이다. M&A를 포함한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고 이행할 계획이다. 현재 쌍용차 인수 의향이 있는 업체는 HAAH오토모티브 외에도 6~7곳이 있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향후 채권단의 채무조정, 기존 주주감자, 인력 구조조정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놓였다. 청산이 아닌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5000명에 가까운 임직원 중 3500명이 가입한 쌍용차노조는 '총고용 보장'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협력사도 긴장하고 있다. 쌍용차 협력사는 700~800개에 달한다. 청산절차에 들어가면 2~3차 협력업체 등을 포함해 16만명이 거리로 내몰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쌍용차 최대주주 마힌드라는 약속했던 투자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상하이자동차에 이어 기술력만 뽑아간 '먹튀' 행위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인수한 뒤 11년 간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1300억원만 투자했다. 이외에 신차 개발 지원은 없었다. 지난해 1월 쌍용차 흑자전환을 위해 2300억원을 신규 투자하기로 KDB산업은행과 협의했으나 3개월 만에 철회, 입장을 번복했다.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더라도 사업 지속성은 KDB산업은행의 지원 여부에 달렸다.

쌍용차에 채무조정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전기차,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대 대응을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인수 의지가 있는 업체들도 자력으로만 쌍용차를 인수하는 건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리인으로 선임된 정용원 쌍용차 전무는 “채권자들의 권리보호와 회사 회생을 위해서는 정상적인 조업이 관건”이라며 “협력사들과 협의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생산을 재개하고 차질 없는 사후관리(AS)를 통해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따른 고객 불안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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