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참여 국제 연구진, 블랙홀 다파장 관측... 강착원반·제트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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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87 은하 중심의 블랙홀부터 은하그리고 은하를 넘어 제트 분출까지 다양한해상도의 다파장 동시 관측 결과 영상.

한국천문연구원은 참여중인 EHT(Event Horizon Telescope) 국제 공동 연구팀이 초대질량블랙홀이 강력한 제트를 분출하는 M87 은하 중심부 다파장 관측 결과를 공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결과는 전 세계 32개 나라의 19개 천문대 망원경을 활용한 초대형 동시 관측망을 통해 관측한 것이다.

EHT는 2019년 사상 최초로 블랙홀을 관측했고, 지난달 이를 편광 관측했다. 이후 기존 전파 영상뿐 아니라 광학, 적외선, 엑스선, 감마선 등 전체 전자기파 다파장 동시 관측을 통해 M87 은하 크기보다 더 큰 제트를 분출하는 초대질량블랙홀 모습을 포착했다.

2019년에 공개한 기존의 전파 영상뿐 아니라 다양한 파장 대역에 대한 동시 관측을 통해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진 M87 은하 중심부에 있는 태양질량 65억 배의 초거대블랙홀의 형태와 고에너지 물질의 유입과 분출 이루어지는 강착원반과 제트까지 포착했다.

2017년 3월부터 약 한 달간 전 세계 200여 개 연구기관의 약 760명 연구자가 동시에 관측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결과다. 관측에 활용된 망원경들의 총 가동시간을 합하면 약 300년이 넘는다.

논문의 공저자인 캐나다 맥길대의 다릴 하가드 교수는 “전 세계 수많은 블랙홀 연구그룹들이 이번에 공개된 M87 다파장 동시 관측 데이터를 활용해 각자의 이론 모델을 검증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며 “천문학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연구그룹에서 이 데이터를 통해 블랙홀과 제트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블랙홀 주변 강착원반과 제트 방출 물질로 인해 일반상대성 이론의 실험장이라 할 수 있는 블랙홀 관측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관측 결과 2017년 관측 당시 M87 초대질량 블랙홀이 활동성이 매우 낮은 상태, 즉 제트 분출량이 적거나 블랙홀 주변부로부터 사건의 지평선 이내로 끌려 들어가는 물질의 유입이 적은 상태인 것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이번 다파장 동시 관측 데이터가 블랙홀 근처에서부터 수천 광년에 달하는 제트의 규모가 매우 뚜렷하게 구분될 수 있을 만큼 최적의 상태를 제공하며, 전 세계에 공개되는 만큼 활발한 후속 연구를 통해 일반 상대성이론의 정밀한 검증에 대한 새로운 결과들이 쏟아져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M87 다파장 동시 관측에는 천문연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Korean VLBI Network)이 밀리미터 전파 대역에서 4개의 채널로 동시 관측한 데이터가 포함됐다.

또한 천문연이 운영하는 동아시아 VLBI 상관센터는 한국의 KVN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 여러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동아시아 VLBI 관측망의 관측자료 처리 부분 핵심역할을 수행했다. 그 결과 이번 M87 블랙홀 관측 당시의 제트의 세기 측정 및 영상화에 기여했다.

천문연 김재영 박사는 “세계 최초 개발된 다파장 동시관측 시스템을 갖춘 KVN 성능 덕분에 짧은 기간 동안 방대한 주파수 대역의 M87 관측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이번 연구에 핵심적 기여를 할 수 있었다”며 “더불어 올해 강원도 평창에 구축되는 KVN 네 번째 전파망원경으로 KVN의 간섭계 성능이 더욱 향상될 것을 기대하며 이를 통해 향후 블랙홀 후속 연구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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