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7일부터 기업과 본격적인 소통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문 대통령은 일주일 전인 지난달 31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이호승 정책실장에게 “기업과 자주 소통하라”고 주문했다. 이튿날인 1일 청와대 참모회의에서도 기업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기업과의 소통을 다시 한번 지시했다.

각종 지표가 경제회복 신호를 가리키자 기업과의 민·관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주문한 것이다. 올해 초 최악의 상황을 맞은 일자리 감소에 대한 해결책 모색의 뜻도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청와대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문 대통령의 세 번째 언급 이튿날인 6일 기업과의 소통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호승 정책실장 중심으로 7일 대한상의와 중소기업중앙회, 8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14일 한국무역협회를 직접 방문키로 했다. 경제계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뚜껑을 열고 보니 아쉬움도 컸다. 청와대의 각 경제단체 '순방'은 15분으로 기획됐다. 여러 경제계 인사를 만나면서 의견을 수렴하는 초기 과정이라는 것이다.

기업에선 아쉽다는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간담회 일정이 15분으로 기획돼 당황했다”고 전했다. 소통을 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는 것이다. 이호승 정책실장은 상의에서 최태원 회장과 20분, 중기중앙회에서 김기문 회장과 40분 면담했다. 애초 15분 계획보다 늘어났지만 충분치 않다는 반응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적어도 1시간 이상 진중하게 대화해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청와대는 이번 경제단체 순방을 기획하며 전국경제인연합회에는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 전경련에선 솔직히 서운하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현 정부는 집권 초반에 친노동·반기업 정책을 편다며 경제계의 볼멘소리를 들어 왔다. 기업인 출신 정세균 총리와 유영민 비서실장이 잇달아 부임하면서 기업에선 정부 기조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문 대통령은 경제회복 효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청와대의 경제계 소통 프로그램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통령의 강력한 소통 의지를 기업이 체감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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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