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총장 김인철)가 오는 2023년부터 사범대 정원을 30% 감축하면서 기존 제2외국어학과를 통합해 외국어교육학부 운영을 추진한다. 이와 관련 학생, 교수, 졸업 동문까지 반대하고 나섰다. 학교 역량 평가 결과를 놓고 소수학과와 총장 간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8일 한국외대는 프랑스어교육과, 독일어교육과, 중국어교육과 세 학과를 외국어교육학부로 통합·운영하는 학칙 개정안을 마련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사범대 등 교원양성기관을 대상으로 역량진단 평가를 실시했고, C등급이 나온 학교는 교원 양성 정원의 30%를 감축하도록 했다.
한국외대는 C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사범대학 소속 5개 학과(영어교육, 한국어교육, 프랑스어교육, 독일어교육, 중국어교육) 입학정원의 30%를 일괄 감축하기로 했다. 프랑스어교육과, 독일어교육과, 중국어교육과의 경우 현행 18명에서 14명으로 학과 정원이 감소된다.
학교 측은 단일학과로 운영하기엔 규모가 작고, 교원임용 수요를 감안할 때 탄력적 학사 운영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세 학과를 학부로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외대는 “세 학과가 통합돼 동일 학부 내 세 전공으로 운영된다고 할지라도 외국어 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해 학과 체제에 준하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전공별로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과 교수, 졸업 동문들은 사범대 신설 학부제 추진에 반발했다. 학생 선발과 학사 운영, 학과 사무실 운영 등을 학과제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학부제로만 바꾸려는 학교 의도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석준 한국외대 독일어교육과 총동문회 수석 부회장은 “지난 2014년 학과 정원감축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독일어교육과 졸업 동문들은 5년간 1억원을 재학생 장학금과 학과발전기금을 모아서 학교에 맡겼는데, 총장으로부터 학과 폐지라는 답변을 듣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학교에 1억원을 장학금으로 맡긴 결과가 이것이냐며 동문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학교법인인 동원육영회 이사회는 사범대 신설 학부제 추진에 대해 9일 긴급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확정안을 가지고 교육부에 사범대 이행조치 계획을 보고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