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처음 수출한 아랍에미레이트(UAE)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상업운전에 돌입하면서 '한국형 원전' 수출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우리나라가 첫 수출한 원전이 가혹한 환경인 중동에서 실제 전력을 생산·판매하면서 완성된 한국형 원전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코·폴란드 등 우리나라가 향후 참여할 수 있는 해외 원전 시장에서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7일 UAE 정부와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바라카 원전 1호기는 지난 6일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상업운전은 생산된 전력을 공급,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해외에 수출한 원전이 상업운전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상업운전에 돌입하면서 우리나라는 미국·프랑스·러시아·캐나다·일본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로 수출 원전을 운영하는 국가가 됐다. 이미 한국형 원전을 기반으로 한 바라카 원전 수출 당시 세계를 놀라게 한 적이 있다. 이번에 수출한 한국형 원전인 바라카 원전이 실제 운영되면서 확실한 '트랙 레코드'를 확보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UAE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기로 계약한 지 12년 만에 실제 원전을 운영하는 결실을 이뤘다. 한국전력은 2009년 12월 'UAE 원자력공사(ENEC)'와 한국형 원전인 'APR1400' 노형을 활용한 원전 4기를 UAE에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중공업, 한국전력기술,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이 참여한 '팀 코리아'가 협력해 바라카 원전을 건설해왔다.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한 노형을 활용한 수출 원전이 가동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바라카 원전 2~4호기도 1년마다 순차로 상업운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일정대로면 2024년에 바라카 원전 1~4호기가 모두 가동될 수 있다. 향후 4개 호기가 모두 상업운전에 돌입하면 UAE 전력수요의 25%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연간 차량 320만대에 해당하는 2100만톤(t) 탄소배출량 저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국산 원전수출 1호기 UAE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 상업운전 개시를 계기로 한국형 원전 수출 확대를 지속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원전수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중소 원전기업을 위한 '원전수출 정보·지원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원전 수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당장 체코 두코바니 원전과 폴란드 신규 원전 수주 사업 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도 잠재적인 원전 진출 시장으로 꼽힌다.
산업부 관계자는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상업운전에 돌입한 것은 테스트 과정은 끝났고 완성품으로서 인정받은 것”이라면서 “당장 내년까지 체코와 폴란드 원전 수주 참여에 집중하기 위해 정부도 물밑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