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오세훈 2차전도 '내곡동' 공방…서로 '거짓말'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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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30일 두번째 TV토론에서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두고 다시 맞붙었다.

두 후보와 이수봉 민생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하는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오 후보의 내곡동 땅을 둘러싼 공방을 벌였다. 이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문제는 토론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박 후보는 기조연설부터 “내곡동 땅 문제, 이것은 오 후보의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태도가 문제다. 거짓말하고 논점흐리는 불공정한 인식 자체가 문제”라며 “서울시장 자리는 정직과 공정을 요구되는 책임이 무거운 자리인데, 거짓을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고 공격했다.

오 후보는 지난 10년간 서울의 경쟁력이 하락했다며 세계 경쟁력 1위 도시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그는 “오늘 토론이 제 비전과 정책을 발견하는 바람직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서울시는 무한한 잠재력의 도시로, 일꾼만 만나면 세계 경쟁력 1위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도 오 후보의 내곡동 땅을 공격했다.

박 후보는 “내곡동 일대를 보면 볼수록 이상하다. 오세훈 처가 땅 옆에 이상득 전 의원의 사유지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 사저가 또 근처에 있다”며 “MB(이명박) 패밀리와 MB황태자의 땅들이 붙어 있는 곳이 결국 그린벨트가 해제됐다. 송파는 반대하고 갑자기 이곳으로 바뀐다. 들여다볼수록 이상한 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36억 현금보상뿐 아니라 택지를 받았다는 것에 대해 오 후보가 아니라고 했다가 오늘은 해명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둘째 처남이 받았는데 몇 달 안에 같은 값에 팔았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또 “규정을 따져보니, 협의택지여서 원래 분양가대로 팔아야 하는 땅이다. 그래서 원가로 파는 것처럼 하고 실제로는 프리미엄을 붙인다는 게 대체적이라는 게 중개인들의 이야기”라며 “그린벨트 해제는 당시 현직 시장이던 오 후보의 이해충돌에 걸리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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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오 후보는 당시 그린벨트 해제가 서울시 국장 전결로 결정됐다는 기존 해명을 다시금 말했다. 이어 “거짓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다”며 “그린벨트 해제는 제가 시장이 되기 전에 노무현 정부 때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국토부에 제안해서 시작된 것이다. 그 이후 국장 전결로 처리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이 땅은 상속받은 땅을 갖고 있다가 정부 방침에 의해 처가에서 강제 수용을 당한 것이다. 특별히 돈을 벌려고 특혜받은 것처럼 하는 것은 모함도 지독한 모함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이어 “작은 처남이 (협의택지) 매수 신청을 했고 추첨을 했는데 외진 땅이어서 계약금만 낸 상태에서 다른 분에 넘겼다고 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서로를 향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가 계속해서 거짓말로 프레임 씌우기를 시도하는데, 이건 정말 있어서는 안 될 나쁜 행태”라며 “박 후보가 그렇게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시면 지켜보는 분들이 다 속으로 판단을 하고 계실 것이다. 제가 거짓말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정정당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집 문제가 나올 때마다 그린벨트 해제하냐 안하느냐가 늘 뜨거운 감자다. 자고나면 거짓말이 하나씩 발견된다”며 “그린벨트 풀린다는걸 몰랐다는건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참여정부에서 시작한 사업으로 보금자리주택으로 법이 바뀌면서 형식적인 서류만 오갔을 뿐인데, 제가 마치 보금자리주택 지구를 지정한 것처럼 이렇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서는 선거가 끝난 뒤라도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토론중) 수사를 운운하는 것은 명백한 협박”이라며 “흥분하는 것 같은데, 마치 거짓말 콤플렉스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오 후보는 “거짓말로 만드는 프레임의 도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전을 주고받았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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