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OTT 강화…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계획
손흥민 선수 소속 토트넘 경기 생중계
e커머스 연계 고객 '록인 효과'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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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OTT서비스 쿠팡 플레이

쿠팡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사업을 강화한다. 올해만 1000억원 넘게 투자해 차별화 콘텐츠를 확보하고 플랫폼 고도화를 꾀한다. 급성장하고 있는 OTT 시장에서 경쟁력을 기르고 e커머스와 연계한 고객 '록인 효과'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1000억원 규모의 쿠팡플레이 투자 계획을 세웠다. 국내 OTT 시장의 빠른 성장에 맞춰 콘텐츠 제휴에 자금을 집중한다.

쿠팡에 정통한 관계자는 “투자금은 멤버십 혜택 강화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 확보와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막대한 자금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보다 앞서 미국 뉴욕증시 상장으로 5조원의 실탄도 확보했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와 웨이브·티빙·시즌 등 토종 업체의 적극적 공세에 대응, 차별화 콘텐츠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12월 쿠팡이 출시한 OTT 서비스다.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가입자를 기반으로 영화, 드라마, 스포츠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쿠팡은 지난해 7월 싱가포르 업체 훅(Hooq)을 인수하며 OTT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애초 국내 기업 왓챠 인수를 추진했다가 무산되자 훅 인수로 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쿠팡이 왓챠 측에 먼저 인수 의사를 타진했지만 입장 차이로 협상이 결렬됐다”면서 “이 같은 행보 자체가 OTT 사업을 제대로 키우겠다는 쿠팡의 의지를 보여 준 셈”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e커머스 시장에서 확보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OTT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로켓와우 멤버십의 유인 요소를 높여 쿠팡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쿠팡이 올해에만 1000억원이 넘는 자금 투자를 계획한 것도 선두권 OTT 기업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일평균사용자수(DAU)는 7만명대다. 반면 선두 업체인 넷플릭스의 DAU는 250만명에 이른다. 웨이브, 티빙 등 국내 사업자와의 격차도 상당하다. 여기에 KT는 향후 3년 동안 4000억원 이상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올 하반기에는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도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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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서비스 화면

경쟁이 격화하면서 쿠팡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프리미어리그(EPL) 디지털 중계권이 있는 에이클라 엔터테인먼트와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를 생중계한다. 축구 국가대표 중계는 물론 드라마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에 나서는 등 움직임이 분주하다.

자체 콘텐츠 제작에도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지난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OTT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로켓와우 고객 수요가 확인되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며 자체 콘첸츠 제작 가능성을 열어 뒀다.


고객 접근 편의성도 개선한다. 쿠팡은 이달 삼성과 LG 스마트TV 전용 쿠팡플레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고, 모바일 기기와 크롬캐스트 연결을 지원한다. 앱 기술 고도화에도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