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법원 판결로 '1기관 2사장' 체제가 된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해 비판 목소리가 높다. 국토교통부의 대표적인 산하 공공기관인 LH와 LX가 혼란에 휩싸이면서 국토부의 공공기관 관리감독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법원의 복직판결로 최창학 LX 19대 사장이 22일부터 출근하자 국토교통부는 “법원 판결이 해임사유가 없다는 것을 판단한 것이 아니라 해임처분 절차에 대한 것”이라고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최창학 19대 LX 사장은 “사건 관련 판결문의 핵심 내용은 민주주의에서 핵심가치인 절차적 정당성을 너무나 심각하게 훼손하였기에 '나머지 주장에 관해서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라고 끝맺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부의 해임 절차가 심각하게 문제가 있어 해임 사유에 대한 주장은 살피지 조차 않은 판결 내용인데 정부가 해임 처분 절차만 잘못된 것이라고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정부가 제시한 갑질과 MOU로 인한 명예훼손 부분이 부당하다는 입장인 만큼 국토부 해명에 즉시 반박했다.
19대 최 사장은 정부가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도 거치지 않고 해임 사유도 전달하지 않은 채 전화 통보 후 당일 공문을 보내 해임해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법원 역시 이를 문제 삼아 해임 취소와 집행 정지 판결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책임을 묻는 여론에 대한 국토교통부 해명이 대립각을 키운 것이다. 사태의 원활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할 담당부처가 일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국토교통부가 제공한 셈이다. 국토부는 해임 예고를 전화로 통보했다.
올해 2월 26일 법원은 해임 취소와 집행 정지 판결을 내렸다. 최창학 LX 19대 사장은 오는 7월까지 출근하면서 임기를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즉시항고와 항소를 제기했지만 최종 판결까지는 1년 넘게 걸릴 수 있어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태다.
현 김정렬 20대 사장은 사장이 공석인 가운데 지난해 9월 취임해 활동하고 있다. 졸지에 LX는 두 사장 체제가 됐다. 혼란은 모두 LX 몫이다. LX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예우를 해줄 방법을 찾고 있으며 서울본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집무실도 마련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LH 땅투기 의혹 조사 과정에서 직원들 투기 의혹이 확대되면서 국토교통부의 관리감독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잇따라 일어난 사태에 여론의 눈은 따갑다. 국토교통부는 “관련 법령에 따라 LX공사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관리감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