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메스, LCD 장비 매각 무산…향후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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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메스 천안사업장 전경.<사진=세메스>

국내 최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세메스의 사업 재편이 난항을 겪고 있다.

원익IPS는 지난 19일 세메스 디스플레이 사업부 일부를 인수하는 작업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원익IPS는 “매도인(세메스)이 사업 양수도에 수반되는 세부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협상 중단을 요청했다”며 “이에 세메스와 체결한 양해각서를 해제하고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원익IPS와 세메스는 지난해 8월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세메스의 LCD용 노광(Photo)과 세정(Wet) 장비 사업 매각 및 인수를 논의했다.

원익IPS는 세메스 장비 인수를 통한 디스플레이 장비 포트폴리오 강화를, 세메스는 그룹사인 삼성의 LCD 사업 철수에 따른 비주력 사업 정리 일환이었다. 그러나 반년을 훌쩍 넘긴 협상에도 양사의 딜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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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메스의 디스플레이 세정 장비.<사진=세메스 홈페이지>

업계에 따르면 인력 이관 문제가 결렬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 개발 인력들이 세메스에서 원익IPS로 소속이 변경되는데 거부감을 가졌고 이에 필요 인력 규모가 충족되지 않아 인수가 무산됐다는 것이다.

실제 원익IPS는 공시에서 “세메스가 인력 이관이 충족되지 않은 사유로 매각 협상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관심은 세메스의 향후 행보다. 세메스는 2019년 3월 강창진 대표 취임 이후 디스플레이 사업 정리를 추진해왔다. 세메스는 원익IPS에 앞서 케이씨텍에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 매각을 추진한 바 있어 2019년과 2020년 연이어 매수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세메스가 국내외 또 다른 인수자를 찾아 나설지 주목된다.

세메스는 반도체 장비가 주력이다. 2019년 전체 매출 중 반도체 장비 비중은 61%, 디스플레이 장비는 8.2%였다. 2020년 3분기에도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 비중은 10% 정도였다.

삼성전자를 같은 모회사로 두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세메스도 QD용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납품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LCD 장비는 삼성의 '탈 LCD' 전략에 따라 변화를 모색 중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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