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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이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사업 진출을 추진한다. 반도체 산업 성장에 따라 반도체 기판 사업을 확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최근 FC-BGA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회사는 이혁수 상무를 태스크 리더로 선임하고 관련 조직을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FC-BGA는 반도체칩과 기판을 볼 형태의 범프로 연결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뜻한다. 이 기판은 주로 PC, 서버, 자율주행차, 데이터센터 등에 탑재되는 비메모리 반도체 제조에 쓰인다.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시스템반도체가 적용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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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전자가 생산 중인 FC-BGA.<사진=대덕전자>

LG이노텍은 그동안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FC-CSP), 시스템인패키지(SiP) 등 주로 모바일과 사물인터넷(IoT)용 반도체 기판 사업을 진행해왔다. 회사가 CPU, GPU 같은 중대형 시스템 반도체로 사업 확장을 검토하는 건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FC-BGA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활동 증가로 PC, 서버, 데이터센터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해서다.

일례로 지난해 국내 PC 출하량은 2013년 이후 7년 만에 처음 500만대를 넘어섰다. 또 전 세계 온라인 교육, 쇼핑, 엔터테인먼트 확산으로 서버, 데이터센터 증설도 한창이다.

이에 FC-BGA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FC-BGA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제조 난도가 높고 공급사가 이비덴, 신코덴키, 삼성전기 등 10여개 업체로 한정돼서다.

이런 긍정적 시장 전망에 국내 주요 FC-BGA 업체인 대덕전자는 지난해 900억원 투자 단행에 이어 최근 700억원 규모의 증설 투자를 결정했는데, LG이노텍도 반도체 기판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이 진출하면 국내 FC-BGA는 삼성전기, 대덕전자, LG이노텍이 경쟁하는 구도가 될 전망이다.

LG이노텍 측은 “FC-BGA 기술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사업화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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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마곡 본사 전경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