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공 학습관리시스템의 예견된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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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의 갑작스러운 확산으로 4월 9일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등장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올해는 개학이 3월에 이뤄졌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고등학교 3학년이 등교 수업을 시작했다. 현재 공공 학습관리시스템 일부가 오류를 일으키고 있지만 교육부는 개학 후 일주일 동안 실시한 점검이 끝난 이번 주부터 운영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올해 20만명이 동시 접속 가능한 실시간 양방향 영상수업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료로 한시 제공하던 글로벌 영상회의 시스템이 오는 7월 말 유료화 전환을 앞두면서 대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또 학생 대부분이 등교하더라도 미래 교육을 위한 대비 차원에서라도 양방향 영상수업을 비롯한 온·오프라인 혼합수업 시스템 준비는 필요하다.

일각에선 시스템 장애에 대해 '예견된 오류'라고 분석했다. 수백만명이 한꺼번에 접속하는 공공 학습관리시스템 특성에도 테스트 기간이 지나치게 짧았다. 오히려 초기에 '시스템은 문제없다, 정상 가동된다'는 교육부 입장 발표로 학부모와 교사 간 신뢰 관계만 훼손했다는 지적이 많다.

대규모 인원이 접속할 수밖에 없는 공공 학습관리시스템 특성상 새 학기마다 시스템 오류가 반복되지 않을까 하며 함께 걱정된다. 일선 학교와 교사의 선택권을 인정하고 온라인 개학을 준비했다면 적어도 오류와 혼란은 최소화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EBS 온라인클래스, KERIS e학습터 서비스도 애초 장기 계획에 마련된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임시방편에서 출발했다.

당장 공공 학습관리시스템 안정화에 집중하겠지만 더 이상 임시방편으로 미래 교육을 준비할 수는 없다.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학습격차를 줄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역량을 어떻게 쌓을 수 있을지, 그 기반이 될 교육과 데이터 산업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지 본격 논의가 필요하다.

민간 기업은 몇 년 전부터 에듀테크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고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 개별 맞춤형 학습을 이끌어 줄 인공지능(AI) 전문가를 경쟁하듯 영입하고, 정보기술(IT) 인력을 다퉈 채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의 미래 교육 준비는 어떠한가. 거대한 변화 한가운데에서 코로나19 대응 2년 차에 교육부 역할이 '시스템 장애 복구'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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