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인터넷기업 창업자가 같은 날 직원 앞에 나섰다. 성과급 산정과 인사평가 논란에서 기업의 사회적 활동까지 폭넓은 주제에 관해 직원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두 회사 모두 동종업계 최고 수준 보상을 약속했다.
이 GIO는 25일 전 직원 대상 간담회 '컴패니언 데이'에 참여해 “올해 진심으로 가장 기쁜 일 중 하나는 직원들이 만들었던 성과에 대해 처음으로 그 가치를 스톡옵션을 통해 주주뿐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나누게 된 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성과급 배분 기준을 놓고 직원 불만이 제기된 데 대한 답변이다. 지난해 네이버의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5조3041억원, 1조215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8%, 5.2%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성과급이 낮게 책정됐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함께 참여한 한성숙 대표는 “새로운 도전이 성장해서 결실을 보기까지 바로 매출로 가시화되지 않는 것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성”이라며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성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준 조직을 중심으로 보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전직원 스톡옵션 첫 행사 시점이 임박하면서 이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네이버는 2019년부터 매년 전 직원에게 1000만원 규모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처음 부여된 스톡옵션은 이달 27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 주가는 3배 가까이 올라 1인당 약 1900만원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한 대표는 “새로운 글로벌 움직임에 맞는 차별화된 새로운 복지 제도를 고민했다”면서 “총 보상 차원에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 되고자 지속해서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온라인 직원 간담회를 갖고 조직구성원과 소통했다. 김 의장은 최고 인재에게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는 기준을 명확히 했다. 그는 “경쟁사보다 보상이 더 적다면 빨리 개선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균형을 못 맞출 수는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으로 맞춰나가겠다”고 밝혔다.
논란 중인 인사평가 문제에도 답했다. 카카오는 최근 '함께 일하기 싫은 동료'라는 인사평가 항목 때문에 도마에 올랐다.
김 의장은 “인간에 대한 존엄과 배려에 대해서 카카오 내에선 절대로 누군가 무시하거나 괴롭히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며 “카카오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마음가짐과 의지가 있는 회사라고 믿고 있다. 이번 이슈는 사내 문화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직원에게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실수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고 사과하느냐에서 회사의 문화가 드러난다”며 “성숙하고 멋있는, 회복 탄력성을 갖춘 건강한 조직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밝힌 재산 절반 기부 계획에 대해서도 의견을 전했다. 김 의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같은 곳에서는 IT 기업인들이 기부서약하는 것이 문화처럼 퍼져있다”며 “대한민국에도 퍼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