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플랫폼 성공 열쇠는 '확장성'과 '서비스 차별성'에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집 안의 다양한 기기를 플랫폼 안에 품을 수 있어야 한다. 또 플랫폼 안에서는 소비자 사용 환경,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차별화된 서비스까지 제공해야 스마트홈 플랫폼을 주도할 수 있다. 곧 스마트홈으로 대변되는 다양한 미래 가전시장 주도권 확보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완전한 의미의 확장성은 제품 종류나 제조사 구분 없이 연결돼야 한다. 최근에는 기기간 연동을 넘어 스마트홈 플랫폼 간 연동까지 시도된다. 즉 삼성전자 TV를 LG전자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에서 제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하지만 해당 기업의 속내는 복잡하다.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기업 간 제품, 사용자 데이터가 공유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데이터가 자산인 환경에서 경쟁업체에 핵심 자산이 넘어가는 셈이다.
연결 대상이 많으면 관리 포인트가 늘어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특정 기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과거에는 해당 기기만 살피면 됐다. 하지만 이제는 연결된 모든 기기로 확대해 문제 원인을 체크해야 한다. 원인 파악도 어렵지만, 이럴 경우 관리 책임이 어느 제조사에 있는지도 불명확하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서비스 차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기기간 연동으로 데이터가 쌓이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이 이뤄진다. 결국 확장성과 서비스 차별성은 분리할 수 없는 요소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홈 플랫폼 기술 구현과 함께 비즈니스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데이터 공유 수준,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 등 '서비스 계약'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구민 국민대 교수는 “스마트홈 구현 관건은 경쟁사끼리 가전 데이터를 어느 정도까지 주고 받을 지와 책임 영역을 어디까지 설정할 지 명확한 계약관계를 성립하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서로 다른 가전을 연동하는 시도가 미미해 이런 논의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스마트홈 기술 개발과 함께 서비스 계약이나 보안 등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