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용악화를 상쇄하기 위해 중소기업 등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관련 예산은 코로나19 이후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지난해 기준 2조원이 넘게 집행돼 전년 대비 33배에 달하는 재정이 투입됐다. 일각에선 고용보조 등 경직성 예산 비중이 늘면서 재정 유연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초 국회 제출 예정인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이같은 내용의 고용 대책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과 일자리안정자금 등의 대상과 수준을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살피고 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이 어려워져 휴업을 하거나 직원들을 휴직시키는 기업에 정부가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당초 올해 고용유지지원 예산으로 73만명분에 해당하는 1조3728억원을 마련했다.
이후 집합제한·금지업종에 한해 휴업수당의 최대 90%까지 확대 지급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1조5636억원을 최종 예산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고용유지지원금 예산은 숫자에 불과한 상황이다. 지난해 고용유지지원금 예산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천정부지로 솟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3차 추경 등을 통해 집행된 지난해 고용유지원금 예산은 2조3000억원이다. 총 137만명에게 지원됐다.
당초 본예산에는 고용유지지원금 351억원만 배정돼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신청이 급증하자 정부는 관련 예산을 계속 늘렸다. 2019년에 699억원이 집행된 것에 비하면 1년만에 33배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된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일자리상황판이 지속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도 추경을 통해 고용유지지원금 규모가 2조원이 넘을 가능성이 짙다.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 1월 취업자는 작년 1월보다 98만2000명 줄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2월(-128만3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정부 관계자는 “고용대책을 위해 전방위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정치권에서 대규모 재정지원책이 경쟁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기본소득, 보편·선별 재난지원, 손실보상법 등 각종 지원책을 합치면 최대 180조원가량이 소요될 수 있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919조원 이었다는 점을 감안, GDP 대비 9%에 달하는 재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직성 예산, 국채 이자 등 고정비용도 급증해 재정이 유연할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