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은 온실가스인 메탄을 유용한 화학원료로 직접 바꾸는 실험을 인공지능(AI)으로 가상 수행하고, 실험실에서 검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조건이 까다로운 실험을 실험실에서 직접 수행한 후, 250개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1만 번 이상 가상 실험한 결과 기존 대비 10% 수율 향상을 검증했다.
화학연 화학플랫폼연구본부 소속 장현주·김현우 박사팀, 김용태 화학공정연구본부 박사는 기계학습과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을 활용해 온실가스인 메탄을 에틸렌 등으로 산소투입 없이 직접 바꾸는 가상 실험을 수행했다.
메탄을 산소 투입 없이 화학원료화 하는 촉매공정은 기술수준이 매우 높고 부산물이 많이 나와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상용화를 위한 기본 수율은 보통 25% 이상, 부산물 선택도(전환 메탄 대비 생성되는 부산물 비율)는 20% 미만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직접 실험한 250개 반응 데이터를 수집해 기계학습 모델을 학습시켰다. AI는 스스로 온도, 속도, 압력, 반응기 구조 등 여러 조건을 미세하게 조절하며 1만여개 가상 조건을 만들고 실험 결과물을 냈다.
이렇게 얻은 가상 실험 데이터를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에 적용했다. 꿀벌 군집은 꿀이 있는 지역을 탐색하고, 수집 정보들에서 꿀이 많은 곳을 알아내 꿀을 모은다.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도 여러 가상 실험 조건을 탐색하고, 정보들에서 더 좋은 실험 결과가 나오는 조건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총 세 단계를 거친다. 수율은 높으면서 부산물은 적게 나오는 실험 조건을 찾아낼 수 있었다. 연구성과는 리액션 캐미스트리&엔지니어링 에 논문 뒷표지로 선정됐다. 논문 투고 이후에도 연구를 계속해 현재 메탄 에틸렌 직접전환 수율을 2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장현주 화학플랫폼연구본부 화학데이터기반연구센터 본부장은 “공정이 까다롭고 변수가 많은 연구분야에서 250번 실험과 AI 도움으로 아주 짧은 시간에 높은 수율의 반응 조건을 찾아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 화학 산업에서 중요한 여러 반응에 바로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화학데이터기반연구센터는 AI를 활용한 다양한 화학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데이터 수집 플랫폼을 구축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현재 촉매 분야 외에도 열로 전기를 만드는 열전소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재 등 다양한 응용 연구를 위해 맞춤형 데이터 수집 플랫폼을 구축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화학소재 개발 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시키는 AI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