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출범 후 거래액 7%만 늘었다…올해 마케팅 총력전

시장성장률 하회...목표치 크게 못 미쳐
경쟁 e커머스는 대부분 두 자릿수 성장
롯데지주 '개선책 찾기' 내부 감사까지
광고 운영도 외부 전문업체에 맡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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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온라인 통합 쇼핑몰 롯데온

지난해 통합 플랫폼 롯데온(ON) 출범에도 롯데쇼핑 온라인 거래액(GMV)이 7.0% 성장에 그쳤다.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9.1%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기대를 밑돈 성적이다. 롯데는 올해 마케팅 투자를 대폭 늘려 롯데온 트래픽 확대에 전사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9일 롯데쇼핑은 지난해 롯데온 거래액(GMV)이 7조6000억원으로 2019년 7조1000억원 대비 7.0%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존 롯데닷컴과 7개 계열사 온라인 채널, 오픈마켓 사업을 합한 수치다. 시장 성장률을 하회하며 통합 시너지 효과가 예상보다 부진했다.

경쟁 e커머스 사업자 대부분은 지난해 코로나 특수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 거래액은 41% 늘어난 21조7485억원으로 추정된다. 11번가도 작년 거래액이 10% 증가한 10조원으로 집계됐다.

롯데e커머스사업본부는 앞서 롯데온 론칭 당시 2023년 거래액 20조원을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출범 첫 해 거래액이 5000억원 증가에 그치면서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론칭 초기 서버 과부하와 검색 오류 등 기술적 문제가 부각되며 오픈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영향이 컸다.

실제 롯데 e커머스 거래액은 롯데온 출범 이전인 작년 1분기 1조9000억원에서 출범 직후인 2분기 1조8000억원, 3분기 1조7000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이로 인해 롯데지주는 롯데온 개선책을 찾기 위한 내부 감사까지 진행했다.

흑자 전환도 요원하다. 롯데는 내년까지 손익분기점(BP)를 맞추고 2023년부터 수익 궤도에 오르겠다는 구상이지만 여전히 적자 규모가 상당하다. 지난해 롭스와 롯데온 사업에서 10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롭스가 점포 구조조정을 통해 적자폭을 줄인 점을 감안하면 롯데온 사업에서 수백억 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는 올해 절치부심이다. 롯데온 거래액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프로모션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퍼스트먼데이 행사를 진행한 9월부터 12월까지 롯데온 월 평균 구매 건수는 행사 전과 비교해 40.9% 늘었다. 신규 고객의 월 평균 구매 건수도 37.6% 증가했다.

덕분에 작년 4분기 롯데온 거래액은 전년 동기대비 9.8% 증가한 2조2000억원으로 뛰었다. 박달주 롯데e커머스 전략기획부문장은 “9월부터 적극적 고객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결과 매출은 물론 각종 성과 지표가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디지털 마케팅에 투자를 집중한다. 이를 위해 내부에서 직접 진행해온 롯데온 디지털 마케팅을 외부 전문업체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지난 8일부터 디지털광고 운영 대행사 모집에 돌입했다. 오는 17일 제안요청서(PFP)를 발송하고 입찰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디지털 마케팅 외주 사업자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온 론칭 초기 다소 부침이 있었지만 안정화 작업을 거치면서 4분기부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면서 “디지털 마케팅과 할인 프로모션 등 공격적 투자를 통해 올해는 거래액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