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롯데, 제과 '빅투' 해외사업 엇갈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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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글로벌 제품.

제과 1·2위사인 오리온과 롯데제과가 지난해 해외 사업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롯데제과는 현지 생산공장을 잇달아 폐쇄하고 베트남에서 철수 수순을 밟고 있어 매출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 해외 사업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30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4310억원)에 비해 23.3% 감소했다. 사업 철수를 예고한 베트남 매출(전년 동기 기준 450억원)을 감안하더라도 500억원 이상 하락한 셈이다.

이 상황에 따라 롯데제과는 현지 생산 공장을 잇달아 폐쇄했다. 작년 3분기 기준 롯데제과 해외 공장은 총 21곳으로 파키스탄과 중국에서 각각 1곳, 2곳의 공장 문을 닫았다. 지분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베트남에서는 3개 공장을 운영해왔다.

생산 공장 폐쇄 여파로 직원 수도 급감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외에서 근무하는 롯데제과 직원 수는 총 1만3777명으로 전년 동기(1만5438명)에 비해 10.8% 줄었다.

반면 오리온은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작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974억원, 영업이익 1078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법인 모두 19% 이상 영업이익율을 달성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롯데제과가 철수한 베트남 시장에서 오리온은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보다 매출 18.2%, 영업이익 23.2% 성장했다.

양사의 해외 실적 차이는 진출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제과는 현지 업체를 인수하는 형태로 해외 사업을 펼치고 있고 오리온은 현지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방식을 써왔다.

작년 코로나19 사태로 자사 제품을 판매한 오리온은 타격이 덜했지만 현지 상황을 관리하기 어려워진 롯데제과는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실제 작년 상반기 인도, 카자흐스탄 등 현지 자회사 생산공장이 셧다운돼 일시적으로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의 경우 롯데지주가 지분을 갖고 있으며 현재 해당 지분(비비카) 매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해외 사업 확대와 관련) 굳이 베트남일 필요는 없다. 다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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