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이루다'와 관련해 12일 조사를 개시할 전망이다. 위원회는 특히 '이루다' 개발사 측이 개인정보보호법 2개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대변인은 “'이루다' 개발사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여지가 있어 보인다”면서 “영업 중단 여부와 관계없이 법규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이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의3제2항과 제3조제7항을 위반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제39조의3제2항은 개인정보 수집 항목, 제3조제7항은 비식별화 처리에 관한 조항이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이용자 개인정보를 이용·수집하는 경우 수집하는 개인정보 항목에 관해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스캐터랩은 신규 서비스 개발에 개인정보를 활용하겠다고 알렸을 뿐 개인정보가 포함된 실제 카카오톡 대화를 수집한다는 점은 명확히 알리지 못했다.
또 개인정보보호법 제3조제7항은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익명 또는 가명으로 처리하도록 규정,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라고 규정한다. 위원회는 '이루다' 서비스에 개인정보 비식별화 조치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한편, 스캐터랩은 '이루다' 논란이 가열되자 입장문을 내고 서비스 개선을 위해 일정 기간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스캐터랩 측은 “'이루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다른 서비스) '연애의 과학'으로 수집한 메시지를 데이터로 활용했으며 사전 동의가 이뤄진 개인정보취급방침 범위 내에서 활용했다”면서도 “이용자가 이를 명확히 인지하도록 소통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데이터 비식별화와 익명성 조치를 강화해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면서 “향후 데이터 이용 동의 절차를 명확히 하고 식별이 불가능한 정보라도 민감해 보일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알고리즘 개선을 통해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순차 중단 절차를 거쳐 12일 오후 6시부터 '이루다' 서비스를 완전 중단할 예정이다. 서비스 재개 시점에 관해선 “현재 제기된 문제와 기존에 계획했던 개선사항을 완비할 때까지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서비스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부분이 있고 미숙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했다”면서 “이번에 이슈가 된 부분을 성찰의 기회로 삼아 기술적,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스타트업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