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류 시장에서 와인이 큰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회식이나 외식을 꺼리게 되면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증가했다. 홈술족에게 인기 품목으로 와인이 떠올랐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이 중저가 와인을 대거 수입, 대중화를 이끌었다. 젊은 층 중심으로 도수가 낮으면서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주류로 와인을 찾는 수요도 늘어났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와인(2ℓ 이하 용기에 넣은 와인 기준) 수입량은 3만8969톤으로 전년(3만3797톤) 대비 15.3% 증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편의점 이마트24에서 지난해 1월부터 12월 14일까지 팔려 나간 와인은 150만병을 넘어섰다. 10월부터는 맥주(페트병)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마트 주류 매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1월부터 12월 13일까지) 와인 판매 비중은 27.7%로 1위를 차지했다. 맥주(25.2%), 소주(17.1%)를 앞질렀다.
와인은 다른 술과 달리 알칼리성을 띤다. 곡류나 육류와 같은 산성 식품을 먹을 때 함께 마시면 체액을 중성으로 유지해 준다. 와인의 효능은 폴리페놀로 유명하다. 적포도주에 든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혈관의 산화를 막아 혈관 건강을 지켜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Z세대에겐 K-와인이 인기다. K-와인은 다양한 과일을 이용해 주조한 전통주다. 특히 전통주는 온라인 판매가 가능, e커머스에서 성장세가 뚜렷하다. 11번가의 전통주 판매량은 지난해 28% 증가했고, G마켓은 2배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세에도 국내산 와인 비중은 1% 미만이다. 국내산 와인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와 브랜드를 알릴 마케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퇴근길 편의점에 들러 국산 와인 한 병으로 하루의 고단함을 풀 수 있는 저녁을 기대한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