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퇴임한다. 2017년 10월 대표 자리에 오른 지 3년3개월만이다.
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임 사장이 지난해 하반기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최근 MBK파트너스가 이를 수용했다. 회사 측은 그 동안의 노고와 성과에 감사하며 임 사장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사임일은 홈플러스 2021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 사업전략에 대한 최종 승인 날짜에 맞춰 이달 중순쯤으로 거론된다. 회사 측은 “각 사업부문장을 중심으로 완성된 2021년 사업전략을 실행함에 있어 경영공백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사장은 2015년 11월 재무부문장(CFO, 부사장)으로 홈플러스에 입사해, 2017년 5월 경영지원부문장(COO, 수석부사장)을 거쳐 같은 해 10월 대표이사 사장(CEO)으로 승진했다.
임 사장은 국내 대형마트 업계를 포함한 유통업계 최초의 여성 CEO로, 유리천장을 깬 주인공이다. 대표직에 오른 뒤 무기계약직 직원 약 1만5000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산업계의 비정규직 제로 문화를 주도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임 사장은 3년3개월의 대표 재임기간 동안 오프라인 대형마트 중심의 홈플러스를 온라인과 융합된 '올라인(All-Line) 미래유통기업'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프라인에서는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장점을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고, 대형마트 내 입점된 테넌트를 지역밀착형 커뮤니티 몰 '코너스'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또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신선식품과 간편식, 먹거리 중심의 고객친화 포맷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오프라인 전 점포를 온라인 물류거점으로 삼아, 점포 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풀필먼트 센터'를 조성하며 몰려드는 온라인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했다.
임 사장은 미래 유통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도 현격한 성과를 이뤘다. 우선 거버넌스와 윤리적 준거 지표를 끌어올려 사업 투명성을 확보했다. 상품 차별화를 위해, 신선식품에 대한 질적 향상과 유지, 글로벌 소싱에 기반한 PB 상품 개발에 집중했다. 또한 데이터에 기반한 유통경영을 위해 전방위적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했다.
홈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임 사장은 유통 사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깊고 전략과 실행에 뛰어난 전문경영인으로서 홈플러스를 미래 유통기업으로써의 탈바꿈시켰다”면서 “CEO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2021년 전반적 사업전략과 방향까지 완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 운영사인 글로벌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임 대표 후임으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역량과 경험을 갖춘 다수의 후보 인사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