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시대 연 현대차, 차분한 '53번째 생일'…새해 '미래차 리더십' 집중

정의선 시대를 연 현대차가 29일 차분한 분위기 속에 53번째 생일을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미래차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한 새해 경영 전략 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창립기념일인 29일 별도 행사 없이 정상 근무를 하고 있다”면서 “조합원에게 주어지는 창립기념일 연차는 연말 상황을 고려해 31일 휴무로 대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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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1967년 고 정주영 회장이 창업한 현대차는 기아차와 제네시스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톱5 완성차 기업으로 성장하며 지난 53년간 누적 판매 1억1000만대를 달성했다. 새해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성장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0월 14일 정의선 회장 취임으로 뉴 리더 시대를 열었다. 정 회장은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재편 선제 대응을 위해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 투자와 제휴, 적극적 인재 영입으로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류션 기업으로 변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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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

다만 코로나19로 올해 실적은 녹록지 않다. 현대·기아차가 연초 세웠던 글로벌 판매 목표 754만대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연말까지 650만대 내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까지 목표 달성률은 85%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사태로 판매가 고꾸라진 2017년 87%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악재 속에서도 정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현대·기아차 3분기 실적에 3조4000억원에 달하는 세타II 엔진 관련 품질비용을 리콜 충당금으로 반영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품질 리스크를 털어냈다는 평가가 나오며 4분기 실적 전망치와 주가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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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이 선보일 라인업.

새해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비롯해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차세대 전기차를 출시하고, 제네시스 해외 공략을 가속할 방침이다. 기아차도 CI 변경을 시도하며 모빌리티 기업으로 재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회사 안팎을 둘러싼 리스크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당장 이목이 쏠리는 건 2년 전 마무리 짓지 못한 지배구조 개편이다. 정 회장의 경영 안착을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복잡하게 얽힌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를 어떤 방식으로 개편해 나갈지 주목된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강조해왔던 품질경영 계승과 발전도 중요한 이슈다. 현대차는 작년 세타II 엔진에 이어 올해 코나 일렉트릭의 잇따른 화재로 대규모 리콜을 했다. 정 회장은 최근 품질 전담조직을 출범하는 등 품질 개선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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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을 위해 대기 중인 자동차 운반선.

미래차 시장 경쟁력 확보도 중점 추진 대상이다. 현대차는 지난 10일 수정 보완을 거친 '2025 전략'을 발표하고 60조1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연료전지 등 핵심 미래 사업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 유럽 등 해외 판매 회복과 경직된 노사 관계 등 판매와 생산에 관련한 문제도 풀어야 한다. 완공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서울 삼성동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추진도 남았다.

새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은 호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새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가 8402만대로 올해보다 11%, 한국 자동차 수출은 234만대로 올해보다 23% 늘어날 것으로 봤다. 금융투자 업계도 새해 현대차 순이익 전망치를 5조7835억원으로 올해 전망치의 2.5배로 예상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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