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민간 전자서명 시범사업자로 선정
새해 1월부터 정부 사이트 손쉽게 이용 가능
카톡 지갑 생성-2차 인증 거쳐 홈택스 접속
멀티 프로필 기능 추가...인물 검색도 예정
민간 전자서명 시대가 열렸다. 새해부터 연말정산 간소화를 비롯해 주요 공공 웹사이트에서 기존 공인인증서 외 다양한 민간 전자서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민간 전자서명은 매년 갱신이 필요 없고 발급이나 인증 절차도 간편해 국민 편의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담긴 카카오톡 지갑을 활용, 민간 전자서명 시대 핵심 사업자로 자리 잡는다는 각오다. 카카오톡 지갑과 인증서는 디지털 기반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다양한 자격증명 서비스로 확대될 전망이다.

◇카카오, 민간 전자서명 시범사업자 선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8년 9월 대통령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공인인증서 폐지'를 위해 '공인전자서명' 개념을 없애는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올해 5월 20일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고 12월 1일 전자서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공인인증서와 사설인증서의 구분이 사라졌다.
약 21년간 △발급 과정 불편함(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며 복잡한 과정을 거침) △복사 과정 불편함(PC->스마트폰, 스마트폰->PC) △관리 불편함(USB 휴대, 복잡한 타행 인증서 등록 절차) △갱신 불편함(1년마다 갱신) 등 국민에게 불편함을 주던 공인인증서가 법적 지위를 잃고 다양한 사설인증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9월 전자서명법 개정에 따른 변화를 국민이 조기에 체감할 수 있도록 주요 공공웹사이트에 민간 전자서명을 도입하는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2020년 12월 21일 카카오를 비롯해 총 5개 사업자를 시범사업자로 최종 선정했다.
새해 1월부터 순차적으로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와 정부24 연말정산용 주민등록등본 발급서비스, 국민권익위원회의 온라인 국민참여포털 국민신문고에 민간 전자서명 로그인을 도입한다. 기존에는 공인인증서로만 로그인이 가능했으나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민간 인증을 활용해서 쉽고 빠르게 정부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새해 연말정산부터 카카오 인증서 활용
카카오 인증서로 연말정산 등 정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카카오톡 지갑을 생성해 카카오 인증서를 발급받으면 된다.
카카오는 디지털 환경에서 나를 증명하는 방법과 오프라인 신분증 소지의 불편한 부분에 주목해 지난 12월 16일 카카오톡 지갑을 출시했다. 비대면 상황에서 나를 대신 증명해주고 디지털 환경에서 내 자산과 정보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갑은 카카오톡 최신 버전(v9.1.5) 업데이트 후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서 만나볼 수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약관 동의와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 지갑을 만들 수 있다. 카카오톡 지갑을 만들고 2차 인증(계좌확인 인증)을 완료한 이용자는 새해 1월부터 정부24와 국민신문고,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간편 서명 로그인 화면에서 '카카오톡'을 선택하고 스마트폰으로 6자리 비밀번호 입력 또는 생체인식으로 해당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 지갑은 향후 디지털 기반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자신의 자격을 증명하고 어떤 행위를 했는지 증명하는 기능을 늘려나간다.
새해 초 공공웹사이트 로그인을 시작으로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된 전자출입명부인 QR체크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급하는 495개 종목 국가기술자격증 △지난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허가를 획득한 모바일 운전면허확인 서비스 등을 순차적으로 지갑에 담을 계획이다.
이외에도 모바일 학생증을 비롯해 모바일 신분·자격 증명 서비스가 필요한 각종 단체, 재단, 기업, 교육기관 등과 추가 파트너십을 맺어 다양한 신분·자격 증명을 담을 계획이다.

◇카카오톡 지갑 기능 지속 확대
카카오는 카카오톡 지갑에 담긴 신원정보를 활용해 이용자가 본인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자격을 등록하고, 이를 검색해서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인물 검색'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톡에 멀티프로필 기능도 업데이트한다. 나의 다양한 관계에 따라 여러 개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각각의 프로필마다 내가 원하는 정보를 담고, 어떤 상대에게 노출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앞으로는 누구와 어떤 프로필로 대화를 나눌지 사용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멀티프로필을 악용해 다른 사람을 사칭하는 것을 방지하고 내가 나임을 증명하는데 카카오톡 지갑이 활용된다.
공인인증서가 필요했던 상황에 카카오톡 지갑의 카카오 인증서를 활용하고 모바일 학생증을 통해 도서관 출입과 강의 출석 체크를 하며, 자신이 보유한 국가기술자격증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등록해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진다.
편의점, 영화관 등 오프라인에서 신원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도 카카오톡 지갑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11월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기반으로 많은 것이 변하는 사회에서 모바일로 간편하고 안전하게 신원을 저장하고 확인할 수 있다면 우리 일상은 더 편리해질 것”이라며 “나중에는 카카오톡이 실물 지갑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