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CEO]배병수 솔잎기술 대표 "원천소재 기술로 글로벌 혁신 제품 선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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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수 솔잎기술 대표

“글로벌 빅테크 기업 제품에 우리의 하드코팅 재료가 적용될 것입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이달 초 국내 소재 벤처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 유수의 화학업체인 독일 머크가 솔잎기술(대표 배병수)이 개발한 하드코팅 소재를 전 세계에 독점 판매한다는 내용이었다.

솔잎기술의 소재는 유리나 플라스틱, 투명 폴리이미드(CPI)와 같은 필름 등에 단단한 성질을 부여한다. 그러면서 구부리거나 반복해서 접었다 폈다 해도 손상되지 않는 유연성을 갖췄다.

일반적으로 강도와 유연성은 서로 반대되는 성질이다. 단단한 물체일수록 구부러지지 않고 깨지기 쉽다.

머크는 솔잎기술의 이런 독창성에 주목했다. 화면을 반복해서 접었다 펴는 폴더블이나 둘둘 만 후 펼치는 롤러블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대에 필수 소재가 될 것으로 보고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머크는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고 '리비플렉시'라는 브랜드도 새롭게 만들었다.

배병수 솔잎기술 대표는 21일 “솔잎기술의 하드코팅 소재는 실록산 하이브리드 재료를 기반으로 하며, 머크가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면서 “사업화에 대한 양사의 이해관계도 일치해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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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산 하이브리드 재료 개념도

솔잎기술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인 배 대표가 지난 2012년에 설립한 교원 창업 기업이다. 일반에는 낯선 이름이지만 국내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관련 업계에서는 솔잎기술 하드코팅 재료를 접하지 않은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글로벌 스마트폰, 웨어러블 회사는 물론 소프트웨어(SW) 기업도 솔잎기술을 찾고 있다.

무수한 연구개발(R&D)과 테스트를 함께했지만 현실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벤처기업, 중소기업이라는 편견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일부 대기업은 협력보다 기술 흡수, 내재화에만 욕심을 냈다.

배 대표는 “KAIST 캠퍼스에 생산설비를 갖추면서 대학에서 개발한 소재를 대학 캠퍼스에서 생산해 국내 기업과 함께 혁신 제품을 내놓겠다는 소망이 있었다”면서 “머크라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국내 대학 창업 기업으로는 글로벌 고객사에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어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최근 많은 축하를 받고 있다면서도 그동안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을 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배 대표는 “연구자와 창업가가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국내 소재 기업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면서 “이제는 머크와 한 편이 돼 국내 대학에서 개발한 원천 소재 기술로 혁신 제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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