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새해에 연구개발(R&D) 투자와 연구인력 채용을 모두 줄일 것으로 예상됐다.
대기업도 R&D 투자와 연구인력 채용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포스트 코로나 대응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필요한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발표한 '2021년 연구개발투자 및 연구인력 채용 전망(KOITA RSI:R&D Sentiment Index)'에 따르면 R&D 투자 RSI가 91.2, 인력 RSI가 91.6으로 집계돼 R&D 투자와 채용 모두 올해 대비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RSI가 100을 초과하면 전년 대비 증가, 100 미만이면 감소, 100은 동일하다는 의미다.
기업 유형별로는 전체 기업 R&D 투자 62.5%를 차지하는 대기업 투자 RSI가 96.2, 인력 RSI는 94.1로 조사됐다. RSI 조사를 시작한 2013년 이후 대기업의 RSI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견기업 투자·인력 RSI는 모두 90.9, 중소기업의 투자·인력 RSI는 각각 86.4, 89.8로 대기업보다 낙폭이 컸다.
전 산업분야 RSI가 100 이하로 나타났다. 올해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서비스 분야는 투자 RSI 83.8, 인력 RSI 89.0으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반면 디지털 전환과 언택트 문화 확산 수요가 컸던 정보통신 분야는 투자 및 인력 RSI 모두 97.0으로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적었다.
기업은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48.9%)', '투자환경 불확실성 증가(23.2%)', '연구개발 자금 확보 어려움(20.2%)'을 R&D 투자악화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채용 축소 요인으로는 'R&D 투자 감소로 인한 채용 불필요(51.0%)'가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22.1%)' '기존·유휴 인력 등 대체 활용(14.8%)'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력 감축(10.7%)'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 지원이 가장 시급한 분야로는 '연구개발세액 공제, 조세납부 유예 등 조세지원(24.1%)'을 손꼽았다. '연구인력 고용안정 자금지원(22.7%)' '정부 R&D 과제의 양적확대(20.1%)' 'R&D과제기획 지원(12.8%)' '비대면 R&D 인프라 지원(10.2%)' 'R&D 규제 개선(10.1%)'도 요구했다.
대기업은 '연구개발 관련 조세지원 확대(28.1%)'를, 중소·중견기업은 '연구인력 고용안정자금 지원(35.0%, 25.0%)'이 시급하다고 봤다.
마창환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세계경제 L자형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R&D는 경제 회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기업 R&D투자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세제 지원, 인력 지원 등 R&D 유인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사는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산업분야 표본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업유형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3개, 산업분야는 건설, 기계, 화학, 소재, 자동차, 전기전자, 정보통신, 서비스, 기타 등 9개다.
< 산업별 투자 및 인력 RSI >
<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정책 > (단위 : %)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