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결원, 새해 인하방안 확정
핀테크 업계 "인하폭 더 커야" 주장
은행권 "적정한 비용 지불 합당" 맞서
이달 말 '오픈뱅킹 활성화 대책' 발표
새해부터 오픈뱅킹 조회 수수료가 현행 10~30원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인하된다. 네이버, 카카오페이, 토스 등 핀테크기업은 고객이 자사 플랫폼에서 계좌정보를 조회할 때마다 은행에 낸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핀테크업계는 인하폭이 더 커야 한다고 주장, 금융사와의 갈등 골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지난 10일 열린 이사회에서 오픈뱅킹 조회수수료 인하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금결원 관계자는 “오픈뱅킹 활성화 차원에서 금결원, 은행권, 핀테크업계가 오픈뱅킹 조회수수료를 내년부터 3분의 1로 낮추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픈뱅킹은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타 은행 계좌를 조회·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다만 소비자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지만 핀테크 기업과 금융사 간에는 수수료를 주고받는다. 계좌정보를 제공해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제공 기관 대신 이용 기관이 전액 부담하는 구조다.
오픈뱅킹 조회수수료는 10~30원 수준이다. 조회 건수가 10만건 이상인 기업의 경우 잔액조회는 10원, 거래내역 조회는 30원이다. 규모가 작은 기업은 5~20원 수준으로 조회 수수료를 내고 있다. 금융사에 건당 수수료 10~30원을 지불해 왔지만 새해부터 3~10원으로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그래도 핀테크업계는 반발했다. 오픈뱅킹 송금수수료를 종전 건당 400~500원에서 10분의 1로 낮춘 것처럼 조회 수수료도 인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관계자는 13일 “조회는 고객 계좌 정보를 고객이 이용하는 것이므로 은행이 높은 수수료를 책정하는 것은 정보주권자인 고객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여기는 것”이라면서 “오픈뱅킹 조회수수료를 이대로 가져간다면 서비스 활성화에 저해 요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은행권에선 핀테크업계에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오픈뱅킹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핀테크업계도 적정 수준의 조회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고 맞섰다. 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 활성화라는 대의적 목표를 위해 송금수수료를 10분의 1로 낮췄는데 이제 와서 조회수수료도 더 깎아 달라는 건 억지”라면서 “은행 산업은 공공성이 있지만 민간 영역으로의 적정한 비용 지불이 서로 있어야 더 발전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 당국은 오픈뱅킹 조회 수수료가 낮아지면 핀테크 업체의 오픈뱅킹망 이용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원회는 오픈뱅킹 이체 수수료 3분의 1 인하 방안을 포함한 오픈뱅킹 활성화 확대 방안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핀테크 기업이 오픈뱅킹 참가비용을 부담하는 세부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제2금융권도 오는 22일 오픈뱅킹 서비스 1주년을 맞아 대거 오픈뱅킹 서비스 참여를 앞두고 있다. 협동조합중앙회(농협, 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신협), 우정사업본부와 함께 17개 증권사를 포함한 총 23개 기관이 추가된다. 오픈뱅킹 제공 기관은 기존 18개 은행에 더해 총 41개 기관으로 늘어난다. 새해 저축은행, 카드사 등의 합류도 앞두고 있다.
<표> 오픈뱅킹 수수료 조정안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