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를 활용해 과학적으로 감염병 확산을 막는 '스마트 방역' 법제화가 추진된다. 지역 단위를 세분화하고 코로나 발생 이력과 인구밀집도, 지역 특성에 맞춰 맞춤형 방역 지침을 설계하는 것이 목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역 데이터 기반으로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해 관련 법 제·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새해 초에 관련 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조 의원은 13일 “이달 임시국회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세밀한 코로나19 방역과 소상공인 피해 최소화를 위한 '스마트 방역'(S방역) 체계 도입을 제안하고 관련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방역은 수도권, 충청, 호남, 경북 등 광역 단위별로 이뤄졌다. 행정 편의는 높지만 세밀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 지역을 더 촘촘하게 구분하고 세부 단위 지역별 현황에 맞춘 차별화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적용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조 의원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조 의원은 관련 법안을 마련해 스마트 방역의 법적 근거로 삼을 계획이다. 지역을 면적과 행정구역 단위가 아닌 인구밀집도, 지리적 특성, 유동인구 등 데이터 기반으로 분류한다. 지역 특성에 따라 방역 지침을 차별화하는 내용 등을 담는다. 유치원은 3분의 1 등교 제한인 반면에 영어유치원은 영업이 전면 제한되는 등 유사 업종에서 방역 지침이 달리 적용되는 행정 편의주의 대응을 개선하는 방안도 찾는다.
조 의원은 “같은 수도권 지역이어도 대형 시설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있는가 하면 한적한 곳도 있다”면서 “지역을 좀 더 작은 단위로 나눠 주민 생활과 현장 위주로 세분화해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광역 단위로 방역 대응을 하다 보니 대규모 지역과 특정 업종 전체를 제한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국민의 삶과 소상공인 영업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발생 이력과 인구밀집도, 지역별 현장의 다양한 환경 특성 등 과학기술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서 방역 세부 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 의원은 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을 강조했다. 행정 편의적 대응보다는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현장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S방역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조 의원 생각이다. 조 의원은 “코로나19 방역에 데이터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면서 “과학·ICT를 활용해 좀 더 세분화된 대응 체계를 갖춘 스마트 방역 시스템을 수립해야 코로나19 방역은 물론 민생경제 회복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