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삼성 LCD 철수와 韓 디스플레이 과제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3월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을 중단한다. 중국 쑤저우 공장 매각에 이어 충남 아산에 있는 LCD 라인 가동을 3월로 종료한다. 1991년 LCD 사업을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삼성 LCD는 이제 한 시대를 마감하게 됐다.

LCD는 반도체, 휴대폰과 함께 '글로벌 삼성'을 일군 핵심이었다. 또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이 세계 1등으로 올라서는 발판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물량 공세에 LCD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변했다.

Photo Image

삼성의 LCD 사업 철수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계에 숙제를 남긴다. 다음 세대를 잇고 세계 시장을 선도할 대형 디스플레이 육성 과제다.

삼성은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 차세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의 QD-OLED 생산 능력은 연간 200만대 정도로 전 세계에 판매되는 TV(연간 2억대)의 1%에 불과하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화이트 OLED 기술을 차세대로 보유하고 있지만 규모가 연간 400만~500만대로 전체 TV 시장의 2~2.5%에 그친다.

첫술에 배부를 리 없지만 세계 시장을 선도할 대형 디스플레이 솔루션이 부족한 상황에서 LCD는 이제 중국에 주도권을 넘기게 됐다.

앞으로의 숙제는 자명하다.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을 빠르게 '대세화'해야 한다. 양산 전인 QD-OLED는 논외로 해도 화이트 OLED의 세 확산이 중요하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세계 1, 2위를 차지하는 TV 메이커들이 있다. 삼성 TV에 LG OLED 패널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LG는 삼성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메모리 등 반도체를 교차 구매하면 된다.

지난해 말 구광모 LG 회장의 제안으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LG OLED 패널 적용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시 성과는 없었지만 긍정적인 시도이고 환영할 일이다. 국가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을 위한 국내 기업 간 대승 차원의 협력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Photo Image
지난 3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QD디스플레이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삼성>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