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출범 5년 만에 '10만대' 넘었다…한국 넘어 세계 무대로

독자 브랜드 5년 만에 완성차 3위
G80·GV80 흥행 힘입어 이례적 돌풍
獨 판매법인 설립에 中 진출도 가시화
SUV·전기차 앞세워 해외판매 속도

현대차그룹 제네시스가 독자 브랜드 출범 5년 만에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완성차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제네시스는 내년 신차 5종을 라인업에 추가하며 전 세계로 영토 확장을 가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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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전시된 제네시스 차량. (전자신문 DB)

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국내 누적 판매 9만5370대를 기록하며 작년 동기(5만3707대) 대비 77.5% 증가했다. 올해 월평균 판매량은 8670대로 현재 추세라면 이달 중 1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판매량이다.

올해 판매 호조는 새롭게 선보인 'G80' 3세대 모델과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이 주도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G80은 작년 동기 대비 131.9% 늘어난 4만8956대, 신차 GV80은 3만49대가 팔렸다. 차량 가격이 5000만~7000만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 돌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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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80.

새해부터는 두 번째 SUV GV70과 JW EV(프로젝트명), G80 EV, G90 완전변경 모델 등이 추가 투입되며 제네시스 입지를 강화한다. 먼저 선보일 GV70은 출시 전부터 디자인 호평을 받으며 시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내년 하반기 출시를 예정인 JW EV와 G80 EV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플래그십 세단 G80도 내년 하반기 완전변경을 앞뒀다.

강화된 신차 라인업을 바탕으로 제네시스는 유럽과 중국 등 해외 현지법인을 본격 가동한다. 제네시스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중동, 호주 등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2015년 출범 이후 판매된 40만대 가운데 내수 비중이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아직 해외 판매가 저조하다.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해외 시장은 유럽이다. 자동차 본고장 유럽에서 인지도를 쌓아야 세계 시장에서 독자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2015년 영국과 독일에 2세대 G80을 출시했던 제네시스는 판매 부진으로 3년 만에 사실상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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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80.

현대차는 유럽 각국에 8개 판매법인을 두고 있지만, 제네시스 공식 론칭을 위해 작년 9월 BMW 본사가 자리한 독일 뮌헨에 거점을 둔 별도의 유럽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현지 업계 전문가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며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올해 4월 영국 애스턴마틴 출신 엔리케 로렌자나를 제네시스 유럽법인 영업 총괄로 선임한 데 이어 올해 초 사임한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최근 현대차그룹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로 재영입한 것도 성공적 유럽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유럽 현지 전략형 신차도 내놓는다. 현지 테스트에 돌입한 'G70 슈팅브레이크'가 대표적이다. 왜건을 선호하는 유럽 소비자 취향을 적극 반영한 이 차는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에스테이트, BMW 3시리즈 투어링 등을 직접 겨냥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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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70.

중국 진출도 가시화한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 G80와 GV80를 처음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애초 제네시스는 작년 중국법인을 설립하고 올해를 목표로 현지 진출 시기를 타진했으나, 코로나19로 미뤄져 왔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세단이 주력이던 제네시스 라인업이 SUV와 전기차로 확대되고, 유럽과 중국 판매를 시작하는 만큼 내년부터는 부진했던 해외 판매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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