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변화를 가져온건 언제나 기술의 변화였습니다. 카드사간 레드오션 경쟁을 할게 아니라 한국 금융 시스템 발전을 위해 카드사도 오픈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KB페이의 목표는 애니 웨어(어디에서나), 애니 디바이스(어떤 기기로도), 애니 솔루션(어떤 결제수단이든)입니다.”
카드사 최초로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를 상용화한 이해정 KB국민카드 디지털본부장은 한국 금융결제 플랫폼도 폐쇄형이 아닌 오픈형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본부장은 “지급결제 시장 강자는 카드사이지만, 그동안 국내 카드사는 고객 관점이 아닌 공급자 마인드로 플랫폼을 상용화했다”며 “결국 카카오, 네이버 등 올인원 시스템을 갖춘 빅테크 진영으로 고객이 대거 이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이 결제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할 때 카드사 플랫폼은 개별로 다운받아 각자 써야하지만 빅테크가 내놓은 플랫폼은 앱 하나로 모든 결제가 이뤄지는 오픈 플랫폼으로 이미 출발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취약점을 뛰어넘기 위해 KB페이는 △지급수단 다양화 △지급방식 다양화 △결제 커버리지 다양화를 집적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다양한 기능을 KB페이에 담았지만 조만간 혁신적인 기능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라며 “올 연말이면 KB페이로 글로벌 결제 서비스까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유니온페이와 협력을 통해 동남아시아 가맹점에서 KB페이로 결제가 가능하고, 비자와 마스터카드와도 결제 연동 작업이 추진 중이다.
이 본부장은 “비자와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를 통해 KB페이 결제연동 협의를 마쳤고,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발 작업이 다소 늦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각종 공과금을 조회하고 결제할 수 있는 빌페이와 학원비 등을 편하게 납부하는 리모트페이, 비대면 결제 플랫폼 오더페이 서비스도 순차로 선보인다.
이 본부장은 “KB페이 핵심 서비스 기술은 자체 핀테크 육성랩인 퓨처나인 등 기술 기업들과 협력해 만들어 질 것”이라며 “중장기로 KB종합 플랫폼으로 육성하기 위해 KB증권, KB캐피탈 융합 서비스도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 산업에도 KB페이를 마중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본부장은 “마이데이터 시장 진출을 위해 오랫동안 해외 시장 연구를 진행했고, KB페이는 마이데이터와 마이페이먼트를 결합한 데이터 토털 허브로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발 더 나아가 종합지급결제업을 커버리지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한국에서 굴비는 전남, 멸치는 남해에서 90% 이상이 잡혔지만 이들 고기 상당수가 위로 이동했다”며 “그 이유는 온도가 1.5도 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옛날 방식의 상품과 채널을 카드사가 고집한다면 결국 물고기는 한마리도 낚을 수 없게 되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며 “시대 변화에 따라 1.5도의 온도 변화에 대한 환경을 인정하고, 고기가 이동한 경로를 따라 새롭게 시작을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카드사의 업은 바뀌지 않겠지만 디지털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 고객은 간편결제 진영으로 급속히 이탈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KB국민카드도 고기가 이동한 경로를 따라 새롭게 경쟁하는 길을 택했고, 복잡한 앱들도 다이어트를 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