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30일(현지시간) 모더나는 자사 백신 3상 임상시험의 최종 분석 결과 94.1%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이날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자사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한다.
백신 효과가 94.1%라는 결과는 모더나가 지난 16일 발표한 3상 임상시험 예비 분석 결과 예방률 94.5%와 거의 비슷한 것이다.
3만여 명이 참가한 3상 임상시험에서 모두 19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185명은 플라시보(가짜 약)를 투여한 그룹에서 나왔고,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그룹에서는 확진자가 11명에 불과했다.
특히 중증 환자 30명은 전부 플라시보를 투여한 임상시험 참가자였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모더나 백신 접종자 가운데서는 한 명도 중증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스티브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석은 특히 우리 백신의 중증 코로나19 질환 예방 능력을 확인해줬다”며 “우리 백신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진행 방향을 바꾸고 중증 질환과 입원, 사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새롭고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자사 백신이 나이, 인종, 성에 관계없이 일관된 효과를 보여줬으며, 심각한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로, 근육통, 두통, 주사 부위 통증과 같은 흔한 부작용이 나타났으나 심각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FDA에 코로나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것은 모더나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에 이어 두 번째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모두 신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방식으로 개발됐다.
FDA가 긴급사용을 승인하면 몇 주 내로 의료진과 고위험군, 필수업종 근로자 등을 위주로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FDA는 12월 17일 모더나 백신 심의를 위한 자문위원회 회의를 연다고 모더나가 밝혔다.
앞서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FDA가 가능한 한 빠르게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승인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모더나는 올해 안으로 미국에서 2000만회 분량의 백신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승인이 나면 곧바로 배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더나는 11∼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백신 시험도 연내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다른 백신과 마찬가지로 모더나 백신도 면역력이 얼마나 오래 가는지, 필요하다면 얼마나 자주 재접종을 해야 하는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CNBC는 지적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