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 "BI+AI 융합기술로 희귀유전질환 조기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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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

“희귀유전질환은 전혀 희귀하지 않습니다. 희귀질환 종류만 7000종이 넘고 기술 발전으로 새롭게 발견되는 질환도 늘고 있습니다. 10명 중 1명은 본인이 알건 모르건 희귀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이오인포매틱스(BI)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희귀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겠습니다.”

최근 신생아 유전성 희귀질환 250여종을 일주일 만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해 주목받은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는 희귀질환 인식과 진단 패러다임 변화를 이같이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희귀질환을 전국적으로 2만명 미만 환자가 있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미국은 20만명 이하, 일본은 5만명 이하, 호주는 1만명당 5건 이하 등 유병률과 환자수가 적은 질환을 의미한다. 한 질환의 환자수는 적지만 전체 인구 중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는 8~10%까지 추정된다. 매해 새로운 질환도 발견된다. 대부분 희귀질환은 유전질환으로 완치가 힘들고 발병 후 손상된 장기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통한 조기 치료가 필수다. 하지만 질환당 환자 수가 적고 증상과 발병 양상도 다양해 확진이 어렵다. 보통 희귀질환 진단에 평균 7년 이상이 소요된다.

메디사피엔스는 서울대병원 연구팀과 함께 유전성 희귀질환 250여종을 일주일 만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 'NEOseq-ACTION'을 개발했다. 임상시험에서 검사 대상 환아 47명 중 10명을 일주일 이내에 확진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존 신생아선별검사에서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치료하던 중 증상이 악화돼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된 환아의 병명을 즉각 찾아낸 사례도 있다.

강 대표는 “희귀유전질환의 절반 정도는 대사질환으로 식이요법만 주의해도 정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신생아기의 조기 발견에 따른 적절하고 빠른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희귀유전질환은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데 한 사람은 평균 약 300만개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다. 이 중 질환을 일으키는 변이를 찾아내는 것이 진단의 핵심이지만 수많은 변이를 하나하나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메디사피엔스는 검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7000여개 희귀유전질환 중 치료법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500여종, 이 중 한국인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250종을 추렸다. 이 병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분석하고 250개 유전자에 동시에 반응하는 시약을 개발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을 통한 유전체 분석에서 변이가 나오면 이를 평가하는데 자체 AI 엔진인 '메디 CVi'를 도입해 진단에 걸리는 시간을 수십분의 일로 줄였다.

강 대표는 “이 검사법을 유전적 취약성이 있을 확률이 높은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환아를 대상으로 우선 적용한 후 일반 신생아 선별검사로 확대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중동,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면서 “축적된 희귀질환 환자 유전정보를 활용해 희귀질환 신약 개발과 치료 방법 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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