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암호화폐가 초강세다. 연초 대비 갑절 수준으로 상승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강세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9일 오전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1726만원과 50만5100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시가총액 322조원에 달하는 암호화폐 대장주다. 이더리움도 시총 57조원을 넘긴 대표 종목이다.
올해 1월 초 비트코인은 800만원, 이더리움은 14만~15만원 선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연말 들어 암호화폐 상승폭은 매섭다. 현재가와 비교하면 비트코인은 215%, 이더리움은 333% 증가한 수준이다.
큰 상승세만큼 투자자가 감내해야 했던 연중 가격 변동폭도 컸다. 특히 올해 3월 중반 코로나19 감염사태가 투자시장을 강타했을 때 암호화폐 가치는 순식간에 반토막이 났다. 비트코인은 연초 부진을 넘어 2월까지 1100만원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3월 13일 기준 연중 최저점인 54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이더리움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시기 30만원대를 유지하다가 연초 수준인 15만~16만원대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화폐 가격은 우상향했다. 시장 충격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호재가 암호화폐 시장 기대감을 키운 결과로 해석된다. 외신에서는 암호화폐 시장 호재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페이팔의 암호화폐 지원 등을 꼽았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행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출은 달러 가치 절하로 이어진다. 투자자에겐 가치가 하락하는 현금보단 자산을 보유하는 편이 위험 분산에 유리하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시장에 돈을 풀고 있는 상황은 비트코인 시장에 호재라는 것이다.
또 글로벌 간편결제서비스 업체인 페이팔이 내년부터 암호화폐를 통한 물건 구매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페이팔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4종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관 투자자 등 '큰 손' 자금 유입, 미 행정부의 암호화폐 친화적 규제 개선도 시장엔 호재로 작용했다.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 넘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비트코인은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에 이르는 투자열풍 당시 사상 최고가를 새롭게 썼다. 비트코인은 2018년 1월 초 2880만원까지 올라섰다. 이더리움도 같은 시기 200만원을 넘어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당시 가격대에 도달하기엔 가격 차이가 여전히 크다. 해외에서는 비트코인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 전망이 제기된다. 단기 변동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시니어 상품 전략가는 “비트코인 저항선은 2021년 2만달러로 옮겨갈 것”이라면서 “다수 지표가 긍정적이다. 내년에도 비트코인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표】비트코인, 이더리움 시기별 가격(종가 기준)(자료 : 업비트)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