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디지털 WM 강화...마이데이터 앞두고 테크핀에 '맞불'

KB증권, 구독료 월 1만원 '프라임 클럽'
미래에셋대우, 개인 맞춤형 '엠커넥트'
카카오페이·토스 등 종합자산괸리 추진
시장 선점 '금융사-테크핀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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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증권사들이 자산관리(WM) 서비스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마이데이터 시장이 개화되면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대형 테크핀과 WM시장에서 격전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자산관리 대상이 기존 고령층에서 젊은 세대로 바뀌면서 2030세대를 타깃으로 고객 확보를 위한 치열한 디지털 채널 선점 경쟁을 예고했다.

KB증권은 지난 4월 구독료 월 1만원을 내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사 '프라임 클럽(Prime Club)'을 선보였다. 10월 말 기준 가입자 수 2만4000명을 돌파했다. 4월 출시 이후 비대면으로 전문 프라이빗 뱅커(PB)와 상담을 제공하는 프라임센터는 테크핀이 내놓은 서비스에 맞불을 지폈다. 오랜 기간 경험을 쌓은 PB를 배치해 기존 금융사 강점인 신뢰도로 승부를 걸었다. 예탁 자산은 14조5000억원, 계좌 수는 58만좌 넘게 개설됐다.

프라임 클럽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M-able(마블)'을 통해 회원 전용 투자정보와 혜택을 제공한다. 주식투자의 경우 장 개시부터 종료 시까지 시장주도주, 기관과 외국인 실시간 수급 분석 정보 및 전용 증권방송 등을 통해 차별화된 투자정보를 시간대별로 제공한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업그레이드된 인공지능(AI) 어드바이저를 도입해 디테일한 자산관리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도 9월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 '엠커넥트'를 출시했다. 고객별 자산, 거래내역 등 기초적 데이터뿐 아니라 채널 이용 로그 데이터, 실시간 상담 내역, 투자 패턴 등 비정형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개인 성향, 선호 상품, 필요로 하는 서비스, 행동 패턴 등 정보를 사전 추출하고 분석한다. 투자자에게 맞춤형 투자 정보와 투자 대안을 제시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향후 마이데이터와 결합한 통합 자산 분석과 맞춤형 결합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증권사들이 디지털 자산관리플랫폼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는 향후 마이데이터 시장 본격화를 염두한 포석이다.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 주요 테크핀·핀테크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이들 모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카카오페이는 이미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서비스에 군불을 지폈다. '버킷리스트'는 카카오페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평소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우고 원하는 금액과 주기를 설정하면 달성할 수 있도록 자산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진행 상태를 체크해 매주 모인 금액, 목표달성 현황 등을 알려준다. 데이터 분석 기반 자산관리 가이드도 제공한다.

네이버페이도 개정된 신용정보법에 따라 정보 수집, 제공 체계를 구축하고, 서비스 편의성을 넓히는데 주력한다. 자산관리 기능 강화를 위한 통합·수입·지출 내역, 소비현황 분석 및 예상관리 기능을 조만간 추가할 계획이다. 전문 재무상태 분석과 평가로 발전시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본인가 확정을 기다리는 토스증권은 2030세대를 겨냥한 사용자경험(UX)·사용자환경(UI)을 제공해 간편한 주식거래와 투자정보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여기에 엔씨소프트까지 'AI 간편투자 증권사' 설립에 나서며 간편투자 경쟁과 함께 자산관리 디지털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에 참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확산에 따른 자산관리 수요 증가로 자산관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존 금융사와 테크핀 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크핀이 증권업에도 뛰어들면서 위탁매매시장에서도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며 “해외 자산관리 서비스 민트나 로빈후드 같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가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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