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를 최초로 공개했다.
E-GMP는 현대차가 전기차 사업을 시작한지 10년 만에 내놓은 첫 플랫폼(섀시)이다. 그동안 내연기관차의 플랫폼을 사용해 전기차를 양산했던 현대차는 E-GMP를 시작으로 전동화 성능구현 최적화와 대량생산에 유리한 체계를 갖추게 됐다.
이 플랫폼은 스케이트보드 방식으로 현대차가 독자 개발했다. 당초 현대차 투자협력사인 미국 카누의 플랫폼으로 알려진 것과는 다르다.
스케이트보드 방식은 차체 크기를 자유자재로 확장해, 차체를 늘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때문에 하나의 플랫폼으로 소형부터 대형 모델까지 제작·생산이 가능하다.
또 내연기관 플랫폼과 달리 평평하게 제작돼 배터리팩과 전기모터 인버터와 같은 전기차 구동 부품을 하나의 모듈로 완성할 수 있다. 특히 전기차에서 가장 많은 부피와 무게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차체 하단에 고르게 배치할 수 있어 차량 무게 밸런싱 최적화를 통한 주행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
좌석이 앞뒤로 움직이게 하거나 대용량 배터리나 듀얼 모터 등도 담을 수 있어 기존 자동차 공간 개념과는 다른 실내외 환경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이런 강점을 활용해 내년에 출시하는 '아이오닉5'의 경우 72㎾h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하고도 1열 보조석이 180도로 눕혀질 정도의 파격적인 공간은 물론 기어박스 공간을 없앴다. 차체 길이(전장·4635㎜)와 차체 폭(전폭·1890㎜)은 중형 SUV 싼타페와 비슷하지만 실내 공간은 팰리세이드와 맞먹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전기차의 최적 성능을 위해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이 당분간 대세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E-GMP'는 디자인, 성능, 첨단기술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가치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며 “2021년은 아이오닉의 첫 번째 전용 전기차를 포함해 기아와 제네시스 등 총 4종 전기차를 출시해 세계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