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유해 폐수를 방류하지 않고, 설치 공간도 50% 이상 줄일 수 있는 건식 스크러버가 내후년 개발된다.
반도체 분야 폐가스 처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엠에이티플러스(대표 김동수)는 별도의 유지 관리 없이도 적은 에너지로 이용할 수 있는 펌프일체형 통합 건식 스크러버를 개발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반도체 산업에서 가스 스크러버(Scrubber)는 제조 공정 중 발생하는 각종 유해 대기오염물질을 처리하기 위해 쓰인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전자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과불화합물(PFCs)은 대기 중에서 자연 분해되는 기간이 이산화탄소에 비해 매우 높아 라인 증설 등 과정에서 반드시 스크러버 장비가 도입된다.
엠에이티플러스가 개발 중인 스크러버는 PFCs 등 유해 가스를 처리한 이후 발생하는 습식처리 과정을 건식으로 전환한 기술이다. 연소 부산물 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세정 절차를 물이 필요 없는 건식으로 전환해 폐수를 방류하지 않고도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습식처리를 위해 필요한 별도의 공간을 없앤 만큼 스크러버 설치를 위한 공간 제약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김동수 대표는 “유럽 등에서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기술적 어려움 등으로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는 기술”이라면서 “내후년이면 대면 평가를 거쳐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엠에이티플러스는 이번 연구개발(R&D) 과제는 해외 시장으로부터도 관심을 얻고 있다. 이미 독일의 반도체 장비 업체인 부쉬(Busch)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향후 기술 개발이 완료될 경우 유럽시장에 대한 영업권을 부쉬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처럼 엠에이티플러스의 기술이 개발 이전부터 해외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앞서 이 회사가 선보인 고효율 저에너지형 스크러버의 기술력이 큰 힘이 됐다.
2015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으로부터 4억8300만원 규모의 융복합 R&D지원을 받아 회사가 개발한 기술제품은 삼불화질소(NF3), 사불화탄소(CF4) 등 비온실가스를 각각 99%, 95%까지 제거할 수 있다. 별도의 연료를 연소시키지 않고도 전기 히터와 폐가스 반응 열만으로도 가스를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정상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제품을 출시한 이후 회사 매출은 2015년 149억원에서 지난해 367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8년 환경일자리 창출 으뜸기업에 선정된데 이어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소부장 강소기업100에도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기정원은 현재 엠에이티플러스가 개발 중인 건식 스크러버에도 16억원의 정부출연금을 투입, 엠에이티플러스가 글로벌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