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친 한동훈)계와 친윤(친 윤석열)계가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친윤계가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을 공개적으로 꺼낸 탓이다. 그러자 침묵을 지켜왔던 한동훈 대표도 작심 발언을 쏟아내며 친윤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친윤계인 김민전 최고위원은 2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공개발언을 통해 “일부 의혹이 제기되자 8동훈이 있다는 얘기를 언론에서 하고 있다. 그 자료를 일부 최고위원은 보는데 왜 우리는 못 보나”라며 “도대체 당 게시판은 누가 관리하는 것인가 알고 싶다. 문제 제기가 되었음에도 이렇게 관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또 “한동훈 대표 사퇴와 같은 글을 쓰는 사람은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면서 “(나한테) 무수하게 많이 사퇴하라고 한 문자가 와 있다. 그 번호들도 드릴 테니 같이 고발해 달라”고 했다.
당원게시판 논란은 국민의힘 홈페이지 내 당원게시판에 작성된 윤석열 대통령 비판 글이 이른바 한 대표와 가족들 명의로 작성됐다는 논란에서 시작됐다. 이후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대표와 가족의 연루 의혹을 제기 중이다. 친윤계인 김 최고위원이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셈이다.
그러자 한 대표는 즉각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말해달라.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후 친한계와 친윤계는 최고위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 충돌이 일어나자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줄곧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한 대표도 공개 반박에 나섰다.
한 대표는 친윤계가 리더십을 흔들기 위해 당원게시판 논란을 꺼냈다는 생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여당 대표 리더십에 균열을 내 친윤계가 활동할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광범위한 표현이 허용되는 익명게시판에서 마음에 안 든다고 문제 걸고 그 사람들을 색출하라는 건 그 요구에 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떻게든 당대표를 흔들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또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유죄) 선고로 숨통이 트이니 이제 당대표를 끊고 흔들겠다는 것이다. 유튜버가 던지면 하나하나 응해서 판을 키워야 하나”라고 반문한 뒤 “(당원게시판 논란을) 여론조작이라고 하는데 언론이 기사화를 안 하니 기존에 날 공격했던 우리 당 정치인이 돌아가면서 이를 언급해 (사건을) 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날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은 총선시기부터 계속 있었다. 대응을 자제한 이유는 당 승리를 위해서였다”면서 “읽씹 논란, 김대남, 총선백서, 70억 썼다는 등 총선 때부터 날 흔들려고 했던 여러 공작이 있었다. (발언에) 책임을 졌나. 그런 분들이 이 문제에 올라탔다”고 비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