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접경지역 지적재조사에 드론을 활용한다.
지적재조사 전 과정에서 드론이 디지털국토 제작에 톡톡히 역할을 하면서 지적재조사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북한 접경 비무장지대 62㎢를 대상으로 지적재조사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방부 협조로 한 달 동안 드론 지적측량을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드론 측량지역은 비무장지대 내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일대 1만2000여필지다. '펀치볼 지역'이라 불리는 이곳은 70여 년간 주인이 없는 무주지(無主地)로, 모든 지역이 지적불부합 토지여서 주민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많았다. 정식 명칭은 해안분지지만 한국전쟁 때의 격전지로 외국 종군기자가 가칠봉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화채 그릇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지역 지적불부합을 해소하는 것은 오랜 기간 동안 주민 숙원사업이었다. 국토부는 올해 지적재조사 사업비 19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지적재조사 사업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기 위해 드론 측량기술을 적용했다.
국토부는 드론 활용으로 비무장지대 지역특성상 지뢰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해충의 공격으로부터 작업자를 보호하는 데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적재조사는 지적공부와 실제 현황이 불일치한 토지를 정리하고 디지털지적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국민 재산권과 관련된 작업인 만큼 서둘러 마무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지적재조사는 300필지 내외의 사업지구 단위로 추진된다. 필지별 지적측량 및 토지현황조사, 경계조정·협의, 측량성과검사, 지적공부 제작 등 약 2년이 소요된다. 여의도의 21배 면적에 해당하는 펀치볼 지역에서 드론 측량을 실시하면 6개월에서 1년가량 사업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지적재조사사업에 드론을 접목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실험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적재조사 모든 공정에 드론을 활용함으로써 사업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성과물의 품질을 대폭 높일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지적재조사사업에서 39%에 그치던 드론 활용률이 2019년에는 51%로 증가하였고 올해는 7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남영우 국토부 국토정보정책관은 “지적재조사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적기에 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한 측량기술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