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갤러리 없는 대회 아쉬워
팬과 접점 찾는 방법 고민하는 계기로
스타 선수들 기량 높아져…신인급 성장 '눈길'
“골프가 더 많은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 문화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비즈플레이-전자신문 오픈에 참여하기 위해 20일 타미우스CC를 찾은 홍순상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선수회 대표는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올해 4월 코리안투어 시드권자 223명 가운데 169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75% 지지를 얻어 KPGA 선수회 대표에 취임했다. 홍 대표는 '팬과 소통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홍 대표는 “코로나19로 갤러리가 없는 무관중 대회로 진행되면서 소통을 위한 만남이 줄어들어 아쉽다”면서도 “이번 시즌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팬들과의 접점을 찾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KPGA 주목도는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다. KPGA에 따르면 지난 8월 KPGA 오픈에서 평균 시청률 0.310%(이하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는 등 9년 만에 코리안투어 최고 시청률을 올렸다.
홍 대표는 “모든 초점을 팬에 맞추고 코리안투어 흥행을 위해 참여형 이벤트 등을 많이 기획했다”면서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았지만 어려운 시기에 신설 대회도 열리는 등 선수들도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KPGA 시청률도 높아진 만큼 팬들이 대회장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많은 관심을 주시는 것 같다”면서 “선수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을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남자 대회 성장 가능성을 밝게 평가했다. KPGA를 이끌 새로운 스타 선수들이 여럿 보이는 것도 기대되는 점이다.
홍 대표는 “현재 남자 골프투어 인기가 대단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근 꾸준히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대회도 주는 등 어려운 시기임에도 스타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고, 신인 선수들도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 말대로 KPGA 신인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성현(22)을 포함해 김한별(24), 이재경(21) 등 국내파 젊은 선수들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에 출전하는 등 큰 무대를 경험하며 차세대 스타를 꿈꾸고 있다.
홍 대표는 “기량이 뛰어난 남자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는 골퍼는 물론 골프를 즐기지 않는 이들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는 이번 시즌이 지나면 내년에는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홍 대표는 “팬들이 없는 경기장은 정말 썰렁하다. 특히 컷 이후 무빙데이부터는 넓은 골프장에 사람이 거의 없다고 느낄 정도”라면서 “팬 없는 프로 스포츠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선수회 대표 후보로 나서면서 공약한 것처럼 투어의 중흥과 발전을 위해 팬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팬들과 소통하면서 경기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팬과의 소통은 곧 골프 대중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홍 대표 생각이다.
홍 대표는 “골프 연령층이 낮아지고 많이 대중화됐지만 부자 스포츠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면서 “꼭 골프를 치는 사람뿐만 아니라 골프장의 넓은 잔디, 공기, 분위기 등을 즐기기 위해 오는 갤러리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골프를 좀 더 편안한 분위기로 즐길 수 있다면 골프 대중화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홍 대표는 선수회를 대표하는 동시에 1부 투어를 뛰는 현역 선수다. 홍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제주 타미우스CC에서 열리는 KPGA 비즈플레이-전자신문 오픈에 출전한다.
시즌 중반부에 다소 부진했지만 최근 샷감이 올라오고 있는 만큼 선수로서 '홍순상'의 성적도 기대된다.
홍 대표는 “개인 자격으로 제주도 대회 참가는 약 2년 만”이라면서 “제주도 대회는 바람과 날씨 변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순위 경쟁에 변수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아직 코스를 돌아보지 못했지만 대회 전장이 길지 않고 페어웨이가 좁은 것은 나에게 특별히 불리한 조건은 아니다”라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미예기자 gftravel@etnews.com,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