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초 단위로 짧고 굵게 암을 치료하는 방사선 치료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방사선 치료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암치료 융합기술 연구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원장 박상일)은 원내 플래시(FLASH)연구팀이 1초당 40Gy(그레이) 이상의 전자선을 조사해 암을 치료하는 '초고선량율 FLASH 방사선 치료연구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FLASH 방사선'은 1초 내에 고강도 방사선을 순간적으로 조사해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 기술이다. 기존 방사선에 비해 치료 효과는 동일하거나 더 우수하고, 정상 조직을 파괴하는 부작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편의성은 더해 방사선 치료와 다른 면역 치료를 결합한 융합 치료기술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
현재 FLASH 방사선 치료 임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은 미국(5)과 유럽(5) 등 세계 10여곳에 불과하고 아시아는 없다.
<기존 치료용 방사선과 FLASH 방사선의 차이>(기준: 1회 치료)
의학원은 1초 내에 초고선량률 전자선을 일으키는 FLASH 가속기와 실험 장치를 자체 개발했다. 여기에 가속기 고전압 펄스전원장치를 1000분의 1초 단위로 빠르고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더해 시스템을 완성했다.
임상 실험을 위한 초고선량율 전자선 산란장치도 개발해 적용해 40Gy/s 이상의 초고선량율 전자선 발생을 실험으로 검증했다.
의학원은 이 시스템을 방사선치료기 국산화로 이어가기 위해 2022년까지 방사선치료기 실용화센터를 구축하고, 외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FLASH 연구용가속기를 새로 구축할 계획이다. 실용화 중간단계로 반려동물 암 치료에 시스템 적용 방안도 세웠다.
최철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임상융합연구부장(방사선종양학 전문의)은 “초연결 융합 시대에 발맞춰 의학에 물리학, 생물학 등을 결합한 융합과학 성과물”이라며 “실험실로 끝나는 연구가 아닌, 연구 성과를 실제 임상에 적용하고 상용 FLASH 방사선치료기 개발로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