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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왔다. 스웨덴 노벨재단은 다음 달 6일부터 수상자를 발표한다. 6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7일, 8일에는 각각 물리학상과 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각 부문 수상자에게 1000만크로네(19억3000만원) 상금을 수여한다.

글로벌 논문 분석 기관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후보자를 보면 생리의학(4명)·화학(6명)·물리학(7명) 부문에서 17명의 연구자가 수상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가 발표한 논문의 피인용건수 등으로 파악한 결과다.

클래리베이트는 2002년부터 매년 노벨상이 수여되는 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및 경제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를 선별하기 위해 웹 오브 사이언스의 문헌 및 인용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1970년 이후 색인 등록된 5000만여건 논문 중 2000회 이상 피인용이 이루어진 사례는 약 5700건(0.01%)에 불과했다. 클래리베이트가 선정하는 피인용 우수 연구자는 상위 0.01%에 해당하는 영향력 높은 연구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우리나라 연구자도 화학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려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이다.

현 교수는 결정이 규칙적으로 배열돼 성능이 개선된 나노 다결정 소재 합성 공동 연구 성과를 '네이처'에 올해 1월 16일자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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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결정 소재는 수많은 작은 입자가 결합한 것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제조가 쉽다. 현재 태양전지 원료인 폴리실리콘, 배터리 흑연 전극 등에 많이 쓰이고 있다. 연구진은 벽돌 여러 장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보도블록이 균일한 틈을 가진 것처럼, 나노 결정 알갱이를 규칙적으로 배열해 균일한 패턴의 경계 결함을 갖는 나노 입자를 합성했다. 결정 알갱이 개수를 조절하면 경계 결함의 밀도와 구조를 조절해 소재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기능성 소재 성능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다.

클래리베이트는 “현 교수는 모운지 바웬디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크리스토퍼 머레이 펜실베니아대 교수와 물리학, 생물학 및 의학 시스템의 광범위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나노결정(Nanocrystals) 합성에 기여했다”고 후보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스테판 버치왈드 매사추세츠공대 교수, 존 하트윅 버클리대 교수가 후보에 올랐다.

이들은 아민과 아릴 할라이드의 팔라듐 촉매결합 반응을 통해 탄소-질소 결합을 형성하는 버치왈드-하트윅애니메이션을 탄생시켰다.

후지타 마코토 일본 도쿄대 분자과학연구소 석좌교수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자가조립전략을 통한 초분자화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이름을 올렸다.

물리학 부문에선 미 해군연구소 전산재료과학센터, 자성체 및 비선형역학 센터 연구자인 토마스 캐롤과 루이스 페코라가 후보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혼돈 시스템의 동기화를 포함한 비선형 역학 연구에 기여했다.

홍지에 다이 스탠포드대 화학과 교수, 알렉스 제틀 버클리대 물리학과 교수는 탄소 및 질화 붕소 나노튜브의 제조, 응용 부문에서 이룬 탁월한 성과가 인정됐다.

카를로스 프랭크 영국 전산 우주론 연구소(ICC) 소장, 훌리오 나바로 빅토리아대 랜스다운 과학부 교수, 사이먼 화이트 막스플랑크 천체물리학 연구소 전 연구소장은 은하계의 형성과 진화, 우주의 구조, 암흑 물질 헤일로에 대한 기초 연구에 공헌, 후보자로 선정됐다.

생리의학부문에선 파멜라 비요르크맨 캘리포니아 공과대 교수, 잭 스트로밍거 하버드대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분자 면역학 분야에서 획기적 발견이라 할 수 있는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MHC)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파악하는 데 기여했다.

나카무라 유스케 도쿄 일본암연구재단 산하 암 정밀의학 연구소장은 유전자 다형성 표지자(Genetic Polymorphic Markers)를 개발, 적용하는 선도 연구를 수행했고 광범위 유전체 연합연구(GWAS)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 연구로 개인 맞춤형 암치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휴다 조그비 베일러 의과대 교수는 레트 증후군의 유전적 기원을 포함한 신경질환의 발병 기전을 발견한 공로가 인정됐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이곳에서 평화상을 제외한 5개 부문이 수여되고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수여된다.



2020 노벨상 수상자 발표 일정

선정 연구자 논문 피인용 통계

[과학핫이슈]노벨상은 누구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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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