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양과 온도에 따라 투과율을 스스로 조절하는 스마트 윈도 신소재가 개발됐다. 햇볕이 쨍하게 내리쬐는 날에는 유리창이 어두워지고, 흐린 날에는 알아서 밝아지는 창문을 상용화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이동화 신소재공학과 교수, 이준호 박사 연구팀이 햇빛이 투과하는 양을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신소재를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제일원리 계산을 사용해 구리(Cu)를 바탕으로 하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 상전이 온도 조절이 쉬우면서, 저온에서 높은 광 투과율을 가지는 신소재로 사용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스마트 윈도는 외부 온도에 따라 광 투과율이 자발적으로 조절돼 건물의 냉난방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금속-절연체 상전이 물질은 이러한 기술에 적합한 물질로, 높은 온도에서는 금속(낮은 투과율)으로, 낮은 온도에서는 절연체(높은 투과율)로 존재하는 물질이다.
지금까지 스마트 윈도용으로 사용하는 이산화바나듐(VO2)은 상전이 온도가 너무 높고, 절연체 상태에서 광 투과율이 너무 낮아 에너지 절감효율이 낮았다. 스마트 윈도에서는 상온에서 상전이가 발생해야 하므로 비교적 낮은 밴드 갭이 필요하지만, 낮은 밴드 갭은 저온에서 광 투과율을 감소시킨다는 모순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스핀이 분극된 밴드 갭을 가지는 물질은 '선택 규칙'에 의해 광 투과율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기존 소재의 모순점을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제일원리 계산을 통해 연구를 수행했다.
계산 결과, 구리 기반 층상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가 스핀 분극된 밴드 갭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밴드 갭은 광 투과율에 어떠한 악영향도 주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스핀 분극된 밴드 갭은 원소의 치환이나, 외부 응력에 의해 손쉽게 조절이 될 수 있음을 추가적으로 확인하고, 이 물질의 상전이 온도 조절이 쉽게 가능하다는 것을 검증했다.
이동화 교수는 “일반적인 밴드 갭을 갖는 물질은 상전이 온도는 낮추고 투과효율은 높여야 하는 스마트 윈도의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힘들었다”며 “이번에 개발된 신물질은 기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화학 분야 권위지인 '미국 화학회지'에 최근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