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상반기 RPS 이행부담금 1조2000억원…에너지전환 비용 급증

2018년·2019년 각각 2조원 지출
탄소배출권거래제 비용도 부담
전문가 “올해 저유가로 버티지만…
요금체계 개선 등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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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올 상반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이행부담금으로 1조2000억원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지난해 총 2조원에 이르는 RPS 이행부담금을 부담했다. 올해 상반기 RPS 이행부담금은 이보다 가파른 추세로 늘었다. 이 외에 탄소배출권거래제(ETS) 비용과 향후 강화될 에너지효율 규제 등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한전 비용 부담은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상반기 RPS 비용으로 총 1조2000억원을 부담했다. 한전이 지난해와 2018년 RPS 의무이행 비용으로 2조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올 상반기에 더 가파르게 늘어난 것이다.

RPS 제도는 500㎿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공급의무자)에 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공급의무자는 한국수력원자력 등을 비롯한 발전자회사, 민간발전사를 포함한 22곳이다. 22곳에서 발생하는 RPS 이행 비용을 한전이 전력거래소에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 등으로 보전한다.

한전 RPS 이행부담금은 최근 4년 동안 증가세를 보였다. 한전은 RPS 이행부담금으로 2016년 1조4000억원, 2017년 1조6000억원, 2018년과 지난해에는 각 2조원을 부담했다. 올 상반기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에는 RPS 이행부담금이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한전은 RPS 이행부담금 외에도 ETS 비용을 부담한다. 2016년 1000억원, 2017년 4000억원, 2018년 2000억원, 지난해 6000억원을 부담했다. 올해 상반기 ETS 비용은 900억원에 그쳤지만 연말 ETS를 정산하고 나면 금액은 대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관계자는 “ETS는 보통 연말에 정산해서 처리하기 때문에 상반기에는 비용이 크게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한전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지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7%인 RPS 의무비율을 내년 9%, 2022년 10%로 단계를 밟아 상향할 계획이다. 2023년 이후에도 의무비율 상향을 위한 법 개정 작업을 추진한다.

또 에너지효율향상의무화제도(EERS) 본 사업을 시행하면 에너지전환에 따른 한전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ERS는 한전과 가스공사·난방공사 등 에너지공급자를 대상으로 연도별 에너지 절감 목표를 부여하고, 에너지효율 향상 투자를 의무화하는 제도다. 한전에서는 발광다이오드(LED) 구매 등을 지원한다. 산업부는 EERS 법제화를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시범사업을 시행했고 제6차 에너지이용 합리화 기본계획에도 EERS를 명시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올해 저유가로 인한 호실적과 REC 비용 하락으로 한전의 에너지전환 비용 부담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향후 늘어나는 에너지전환 비용을 전기요금 고지서 등에 명시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따라 RPS 이행비용은 지속 늘어나고, ETS는 내년부터 유상할당을 해야 해서 한전이 정산해야 할 ETS 비용이 조 단위까지 확대될 공산이 크다”면서 “연료비 연동제 등 전기요금 개편과 함께 전기요금 고지서에 에너지전환 비용 등을 명시하는 방안을 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한전 연도별 RPS 이행과 배출권 관련 비용

한전, 상반기 RPS 이행부담금 1조2000억원…에너지전환 비용 급증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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