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리포트] '텅 빈 사무실, 모두 열일 중'…국산 화상회의 솔루션 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의 일상화는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 시장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비대면 서비스 솔루션을 바우처 방식으로 지원키로 하면서 큰 규모의 장이 섰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정부 예산만 2800억원이고, 여기에 구매 기업의 자부담 400억원을 포함하면 3200억원 시장이 열린다. 비대면 서비스 솔루션 시장은 재택근무 협업툴을 비롯 6개 분야로 나뉘며,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을 활용한 화상회의 솔루션이다. 화상회의 솔루션 시장은 줌을 비롯해 시스코의 웹엑스,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 구글의 구글 미트 등 주로 외산 솔루션이 선점한 상황이지만 대규모 정부지원 사업을 계기로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도 약진할 조짐이다.

이호 넥스트데일리 기자 dlghcap@nextdaily.co.kr

◇긴 역사를 가진 화상회의

화상회의는 1870년 유선을 통해 오디오와 함께 이미지를 전송하는 오디오 장치의 확장 개념에서 시작됐다. 1956년 AT&T가 시연에 성공하면서 처음 실현됐다. 그러나 이 획기적인 기술은 장비가 매우 크고 비쌌고 통화 비용도 시간당 1000달러에 달하는 등 일상적인 사용에 무리가 있었다. 1990년대 들어 PC의 보급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웹캠이 달린 노트북만으로도 충분히 화상회의를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이후 통신기술 발달과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해 언제 어디서나 고화질로 화상회의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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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이나 모바일 기기 등 카메라만 있으면 화상회의가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사진 = 게티이미지 코리아

화상회의 솔루션의 전통 강호는 미국 기업이다. 미국은 국토가 넓어 출장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컸고, 이를 절감할 수 있는 화상회의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자연스럽게 시장도 커질 수 있었다. 반면에 국토가 좁고 수도권 등에 기업이 몰려 있는 우리나라는 출장과 미팅에 대한 부담이 적어 대면회의를 선호했다. 하지만 세계화와 더불어 코로나19 등의 재해 발생으로 '언택트'가 트렌드가 되면서 화상회의 솔루션의 수요는 산업, 교육, 일상 전반에서 급격하게 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

8월 중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당시 대기업은 빠르게 재택근무로 전환했으나 중소기업은 대부분 그러지 못했다. 필요성은 크게 느끼지만 비용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을 위해 정부는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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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 개요 그림 = 중기부

올해 28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은 정부가 온라인·비대면 서비스(플랫폼)를 보유해 제공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공급기업)과 비대면 서비스 도입을 원하는 중소·벤처기업(수요기업)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400만원 한도 내(자기 부담금 10%)에서 공급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원 분야는 화상회의, 재택근무(협업 tool), 네트워크·보안 솔루션, 에듀테크(비대면 직무교육 포함), 돌봄서비스, 비대면 제도 도입 컨설팅 등으로 그동안 비용 부담에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하지 못했던 기업은 물론 매출에 목말라 있던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에도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산 화상회의 기업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국내 토종 기업의 화상회의 솔루션

△알서포트 '리모트미팅'

알서포트의 화상회의 솔루션인 '리모트미팅'은 웹 브라우저 기반(WebRTC)으로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화상회의 경험이 없거나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도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외부인도 링크를 통해 쉽게 화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어 외부 미팅이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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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서포트 리모트 미팅 실행 화면 사진 = 알서포트 제공

직관적인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해 별도 교육 없이 화상회의를 열고 참여할 수 있으며 화면 공유와 문서 공유 기능을 탑재해 실제 회의와 마찬가지로 화상회의 중에 공유하고 있는 문서에 직접 판서하거나 포인터로 지시할 수 있다. 화상회의에서 자주 발생하는 발언 중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 화자(main speaker) 감지 기능이 적용되어 있으며, 인공지능(AI) 기반의 STT(Speak to Text) 기술이 적용된 'AI 기록 기능'은 AI가 발표자를 자동으로 탐지해 발표 내용을 실시간으로 텍스트화해 대화록처럼 기록해 준다. AI 기록 기능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를 지원한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원격과 비대면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전망”이라면서 “기존 원격기술이 특정인, 관리자 중심이었다면 코로나19로 원격 솔루션은 불특정 다수가 필요로 하는 필수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대면 바우처 사업에 대해서는 “2월부터 3개월가량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리모트미팅'과 '리모트뷰'를 무상 지원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8월부터는 '리모트콜'을 포함한 세 개 제품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2차 캠페인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우처)사업 공급업체로 선정된다면 자사 제품을 도입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웍스모바일 '라인웍스'

네이버 계열사인 웍스모바일의 협업 플랫폼인 라인웍스는 다자간 음성과 영상 통화, PC화면 공유를 통해 원거리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한다. 1대1 또는 동시에 최대 200명까지 음성 및 영상 통화를 하거나 PC 화면을 공유할 수 있으며 PC 화면 공유 시 메시지를 보내거나 그룹 음성, 영상 통화 기능을 동시에 사용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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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웍스 실행화면 사진 = 라인웍스 제공

국내 사용자에게 익숙한 라인 메신저와 유사한 UX를 제공해 교육 없이 사용 가능하고 국내에 있는 네이버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서비스되어 안정적인 속도와 원활한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 라인웍스는 일본 협업 도구 시장에 2016년 진출하여 3년 만에 일본 업무용 메신저 시장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2020년 초에 글로벌 고객사 10만곳을 확보했으며, 글로벌 매출도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다.

△구루미 '구루미Biz플랫폼'

구루미Biz플랫폼 화상회의는 최대 64명 이용자가 한 화면에서 고화질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웹브라우저 기반으로 상대방에게 URL만 보내면 별도의 설치 없이 화상회의를 시작할 수 있고,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OpenAPI) 기반으로 쉽게 기업의 기존 플랫폼에 적용이 가능하다. 기업 요구에 맞춰 필요한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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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루미biz플랫폼 모바일 실행 화면 사진 = 구루미 제공

개인 과외나 학원 수업을 위한 화상교육 모드를 제공한다. 이 모드는 판서를 비롯해 실시간 퀴즈, 그룹 토의 등의 기능을 사용하여 누구나 온라인으로 수업을 만들고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도록 제공한다. 라이브 모드는 최대 1000명까지 참여할 수 있는 양방향 방송이나 웹 세미나인 웨비나(webinar)를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참가자들은 실시간으로 질문할 수 있고 질문은 화면에 표시되어 현장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국산 화상회의 솔루션은 외산에 비해 후발주자지만 좀 더 사용하기 쉬운 유저 인터페이스와 국내 환경에 맞춘 디자인이 장점이다. 이달 하순부터 시작하는 정부의 비대면 바우처 지원 사업이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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