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투자자 러브콜 받은 '의사 CEO'…창업 성과 주목

의과대학 교수들의 의료·바이오 분야 스타트업 창업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병원 실무를 비롯해 의료진과 환자 수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성공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국내 대표 유전체 분석 기업 마크로젠을 창업한 서정선 회장은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으로 국내 바이오 벤처 1세대다. 1997년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를 모태로 마크로젠을 설립했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기업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대표는 성균관대 의대 교수로 재직중이던 2000년 벤처를 창업한 여성 바이오 창업가 1호다.

Photo Image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거나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도 다수다. 이승훈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2016년 창업한 세닉스바이오테크는 지난해 8월 4개 투자기관으로부터 40억원 시드머니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회사는 나노 바이오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지주막하출혈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씨앤큐어는 분자영상·테라노스틱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민정준 전남대 의대 교수가 지난해 8월 창업한 회사다. 박테리아 플랫폼 기반 항암신약 개발과 진단·치료를 동시에 진행하는 테라노스틱스를 주력 사업으로 지난해 말 2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김원재 충북대병원 임상명예교수는 지난해 2월 방광암과 전립선암 표적 진단 키트를 만드는 유로테크를 창업했다.

의료 정보기술(IT) 솔루션 분야에서도 교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2001년 국내 최대 병원정보시스템(HIS) 업체 이지케어텍을 창업한 위원량 대표는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황희 부사장은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출신이다. 메디컬아이피는 서울대병원 원내 스타트업 1호로 유명세를 탔다. 박상준 의생명연구원 연구부교수가 창업했다.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완료하고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 환자 교육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아이쿱 역시 조재형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2011년 창업한 회사다.

디앤디파마텍은 세계 상위 1% 연구자에 선정된 이슬기 존스홉킨스 의대 부교수와 부친인 이강춘 성균관대 약대 석좌교수가 2014년 창업한 회사다. 퇴행성 뇌질환과 섬유화증 치료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개발 중이다. 지난해 시리즈 A와 B투자를 통해 총 1600억원 투자를 유치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하며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업계관계자는 “스타트업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개발한 제품이나 솔루션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어려운데 교수 창업 기업의 경우 병원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의료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진의 니즈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기 때문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