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일대에서 PC방을 운영하는 A씨. A씨가 이날 열지도 못하는 사업장에 온 이유는 창고에 보관 중인 냉동식품을 꺼내 지방 지인 PC방에 넘기기 위해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영업 정지 기간은 30일까지지만 이후 상황이 풀린다는 보장이 없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A씨는 “확진자는 교회에서 나오는데 왜 자꾸 PC방을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며 “마스크도 안 쓰고 몸끼리 부딪히는 워터파크, 해수욕장보다도 PC방이 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PC방이 고위험군에 들어가면서 PC방 사업자 한숨이 늘어간다. 비슷한 오락업소인 오락실, 만화방, 당구장 등은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어 고위험시설 지정 잣대에 대한 의문까지 나온다.
PC방은 당초 고위험시설에 포함되지 않다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추가됐다. 그동안 PC방은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칸막이를 한 칸씩 띄우고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영업을 해왔다.
또 다른 PC방 업주 B씨는 “그동안 PC방에 확진자가 방문할 수는 있어도 PC방에서 감염된 사례는 없었다”고 전했다.
8월 1주 전국 PC방 총 사용시간은 2618만 시간으로 전주 대비 4% 증가했다. 3주째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예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작년 동기간과 비교 시 20% 감소했다. 전국 PC방 가동률은 평일 평균 16.2%, 주말 20.7%를 기록했다.
PC방 사업자들은 명확한 기준이 없는 정부 지침에 반발한다. 비슷한 업종인 오락실, 만화방은 영업을 지속하는데 PC방만 단속한다는 이유다. 학원, 오락실, 일반음식점, 워터파크, 결혼식장, 영화관, 목욕탕, 사우나, 실내체육시설, 멀티방, DVD방 등 '중위험시설'은 집합제한 명령이 적용되면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영업할 수 있다. 유독 PC방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불만이다. 칸막이 조차 없는 카페보다도 더 엄한 제재를 받는다.
B씨는 “전국에서 모여서 백사장, 워터파크에서 모여서 놀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방역한 곳에서 게임만 하다 가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건너편 만화방, 당구장에서는 마스크도 안 쓰고 손님을 받는데 우리는 안 된단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PC방 업계 소상공인 단체인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은 “PC방 사업자 생존을 위한 사전 대책 준비와 논의 없이 즉흥적인 판단해 업계는 혼란 상태”라며 “확진자가 직간접적으로 발생한 업종을 이번 집합금지 명령에서 적용예외 대상으로 두면서도 PC방을 특정해 고위험 전파지인 것처럼 규정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