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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딥핑소스 대표

“인공지능(AI)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개인정보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한정됐고, 그나마 엄청난 비용이 필요합니다. AI를 위한 데이터 익명화가 AI 기술 고도화와 시장 확대를 이끌 핵심 열쇠라고 판단한 이유입니다.”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는 인텔이 인수한 이미지인식 기술 소프트웨어(SW) 기업 올라웍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경영자(CTO) 출신이다. 인텔에서 AI 프로세스 개발을 진행하며 데이터 익명화에 잠재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김 대표는 2018년 데이터 익명화 기술 전문 기업 딥핑소스를 창업했다.

김 대표는 17일 “얼굴 사진 한 장에 몇 십원, 몇 백원하던 데이터 구매 비용이 몇 만원 단위로 치솟자 얼굴인식 AI 기술 고도화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세계 각국의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률이 강화되면서 자유롭게 활용 가능한 데이터는 더욱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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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딥핑소스 대표

딥핑소스가 개발한 데이터 익명화 기술은 단순히 개인 식별 정보만을 가리거나 삭제하는 기존의 비식별 방식과 궤를 달리한다. 기본적으로 데이터 자체를 알아볼 수 없게 파쇄한 후 필요한 정보만을 추출해서 활용하는 형태다.

예를 들어 얼굴 사진을 잘게 부숴 쪼갠 후 표정, 성별, 나이대, 피부색 등 AI 학습이나 빅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정보만 추출해서 활용하는 구조다.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식별 가능한 정보는 전혀 남지 않는다.

김 대표는 “익명화 솔루션을 통해 사실상 새롭게 만들어 낸 데이터여서 데이터 소유권, 저작권 문제로부터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면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며 자유롭게 활용하고 거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딥핑소스 데이터 익명화 기술은 현재 인텔이 도입해 얼굴인식 AI 기술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의료 데이터에 익명화 기술을 적용,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난독화와 AI 판독 기술 고도화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놀이공원, 수족관, 대형마트 등에서도 고객 동선과 수요 분석을 위해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 보쉬, 삼성화재 등도 딥핑소스 고객이다. 데이터 익명화 파생 기술로 불법 복제를 차단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모든 데이터 소스에 익명화 기술이 안전하게 적용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면서 “데이터 개인 권리를 보호함과 동시에 AI 기술 진화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